‘하필 그곳에 테니스공이’…권순우가 윔블던을 하마터면 못 뛸 뻔했던 사연

입력 2024.06.17 (17:07)

수정 2024.06.17 (17:08)

요약

권순우 대구 퓨처스 복식 출전 도중 발목 부상
상태 빠르게 호전…윔블던 출전 청신호
보호 랭킹 제도로 US오픈까지 소화 '유종의 미' 목표


한국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27·당진시청)가 최고 권위의 윔블던 출전이 불발될 뻔한 아찔한 상황을 맞을 뻔했다. 대회를 앞두고 불의의 부상을 당했지만,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윔블던은 물론 7월 말 파리올림픽까지 출전에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권순우 측은 17일 "대구 퓨처스 복식 경기 도중 다친 발목 상태가 빠르게 호전돼,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윔블던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 세계 랭킹 370위인 권순우는 보호 랭킹 제도(Protected Ranking)를 활용해 80위 자격으로 윔블던 본선 직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보호 랭킹 제도란 남자프로테니스(ATP)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부상 직후 3개월간의 평균 랭킹을 산정해 복귀 이후에 해당 랭킹을 부여하는 제도다.

권순우는 지난달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근 2년 만에 본선 승리를 거뒀다.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핀란드의 에밀 루수부오리를 꺾고 2회전에 진출해 미국의 세바스티안 코다에게 패한 뒤 귀국했다.

권순우는 유럽에 머물며 다음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준비를 할 수도 있었지만, 올해 입대 예정자로 분류돼 국외 체류 기간에 제한이 있었다. 그래서 귀국한 권순우는 대구에서 열린 퓨처스 대회 복식에 출전했는데, 이곳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 하필 그곳에 테니스공이…'발목 부상'

지난 9일 복식 결승에 후배 박승민과 출전한 권순우는 상대 팀인 송민규-이재문 조와 인사한 후, 몸을 풀기 위해 베이스라인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하지만 베이스라인 근처에 테니스공이 놓여져 있었는데 그걸 발견하지 못하고 밟아 발목을 접질렸다.

기권해야 할 정도의 부상이었지만, 권순우는 "결승전에 온 관중들을 생각하면 기권할 수 없어 그냥 뛰었다"고 말했다. 발목에 붕대를 감고 약 15분 정도 치료를 받은 뒤 경기를 치렀고 결국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뒤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발목이 상당히 부어 있어서 의료진은 윔블던 출전 포기를 권고했다.

이때까지 만 해도 윔블던 출전은 어려워 보였다. 1회전에 나가기만 해도 상금 약 1억 원을 받을 기회였지만 무리하게 뛰다 더 큰 부상을 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차분하게 회복에 집중한 결과, 의외로 부상 회복 속도가 빨라 윔블던에 출전이 가능한 수준이 됐고, 권순우 측은 오는 27일 영국으로 출국해 윔블던을 뛰기로 결정했다.

■ 윔블던-올림픽-US오픈까지 '유종의 미' 목표

권순우에게 2024시즌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전 마지막 시즌이다. 보호 랭킹 제도를 활용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까지 뛰고 입대할 예정. 권순우는 7월 말 열리는 파리올림픽에도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어서, 마지막 시즌 유종의 미를 목표로 하고 있다.

권순우는 "코칭스태프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ATP는 부상뿐 아니라 군입대 의무가 있는 선수들에게도 보호 랭킹을 적용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입대 전까지 최대한 랭킹을 끌어올리고 2년 뒤 제대해 다시 투어에 도전할 마음으로 뛰고 있다"며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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