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원가 단돈 8만 원’…385만 원 짜리 고가품의 민낯

입력 2024.06.18 (18:40)

수정 2024.06.18 (18:52)

이어서 이슈 픽입니다.

크리스찬 디올.

샤넬과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의 브랜드 중 하납니다.

1995년 당시 프랑스 대통령 영부인이 자국을 방문한 다이애나 왕세자빈에게 디올 가방을 선물한 것이 대표적인데요.

국내서도 손꼽히는 이 브랜드가 때 아닌 원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블랙핑크의 지수, BTS의 지민, 피겨 여왕 김연아.

국내 스타들이 디올의 모델로 활동하며 MZ세대에도 제법 친숙해졌습니다.

루이뷔통 모엣 헤네시, LVMH 그룹이 인수한 이래 글로벌 패션산업에선 단연 선두주잡니다.

이 그룹 아르노 회장이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프랑스 대통령의 이름은 몰라도 디올은 안다”는 한 택시기사 말을 듣고 인수를 결심했단 후문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일까요.

가입자 약 70만 명인 한 정보 공유 카페.

최근 LVMH 소속 브랜드를 캐물으며 불매를 시사하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옵니다.

현지시간 지난 12일,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이 디올의 가방 원가를 공개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디올의 385만원짜리 가방 원가를 따져보니 단돈 8만 원에 불과하더란 겁니다.

고객들의 공분을 산 건 단지 가격 때문만이 아닙니다.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이 디올 이탈리아 지사 가방 제조업체에 보낸 34쪽짜리 결정문, 중국인이 운영하는 하청업체 4곳이 최저 위생 기준에도 못 미치는 공장에서, 이민자들을 먹이고 재우며 가방을 만든 것으로 나옵니다.

전기 사용량으로 추정해보니 공장은 24시간 풀가동됐고,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계의 안전장치는 제거된 상태였습니다.

가방 한 개에 53유로, 우리돈 8만 원을 받고 디올에 넘겼는데, 정작 매장가는 2,600유로, 우리돈 385만 원이란 사실도 여기서 확인됐습니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공장 cctv에는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담을 넘어 도망치는 모습까지 포착됐습니다.

"8만 원 짜리 가방을 흰색 장갑끼고 만지고 이건 진품이다, 짝퉁이다 이랬던 거냐." "노동 착취 현장에서 나온 인권착취물 들고 다닐 자신이 없다" 날 선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이윱니다.

[유튜브 '장성규니버스' : "이 시간에 (매장에) 가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457명이 기다리니까…."]

서너시간씩 오픈런을 해가며 고가의 브랜드를 사는 건 그만큼 무형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일텐데요.

'장인의 한 땀'이 아닌 약자의 노동력에 의지한 '민낯'을 드러낸 이번 사태.

글로벌 브랜드 시장에서 가치소비와 관련한 담론이 확산될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이슈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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