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4년이 되는 날입니다.
정부는 2019년부터 전쟁에서 공을 세웠지만 기록 확인이 되지 않아 예우를 받지 못한 이들을 찾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74년 만에 받게 된 무공훈장으로 40여 년 전 숨진 아버지가 참전용사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가족들의 사연, 안승길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1950년 6월 28일, 남침 사흘 만에 한강을 넘으려는 북한군과 막아선 국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집니다.
노량진과 영등포 일대에서 엿새간 벌어진 '한강 전투'.
이를 통해 국군은 미군이 참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한강 전투'에 참전했던 당시 열 아홉살 구남태 상병.
40여년 전 세상을 떠난 구 상병이, 화랑무공훈장을 받게 됐습니다.
'한강 전투'에서 포탄 발견과 간첩 체포, 북한군 작전 파악 등의 공이 인정된 겁니다.
[구민호/고 구남태 씨 아들 : "우리 아버지가 이렇게 했단 것도 뿌듯해지고. 몰랐던 사실을 알다 보니 뭉클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고인의 6.25 전쟁 참전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고인이 전혀 알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뒤늦은 국가의 예우가 기쁘고 감사하면서도, 너무 늦게 고인의 삶을 알게 된 회한도 교차합니다.
[구민호/고 구남태 씨 아들 : "그때 당시 알고 못 알고는 삶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마음가짐도 다를 것이고. 방향 자체도 다를 것 같아요, 삶의 방향이."]
40대에 남편을 보내고 홀로 5남매를 키운 아내는 어느덧 구순을 바라봅니다.
[이미화/고 구남태 선생 아내 : "(생전에) 동생이고 누구고 그렇게 인정이 많아요. 내가 책임져야 할 거 아니에요. 내가 자식들 먹이고, 가르쳐야 하고."]
고 구남태 상병처럼 전쟁에 참전하고도 아직 제대로 예우받지 못하는 군인들은 2만 명이 넘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