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감독 ‘면접 생략’ 인정한 이임생 이사 “면접 대신 부탁…내정은 있을 수 없어”

입력 2024.07.10 (11:16)

수정 2024.07.10 (11:16)


월요일 기자회견 이후 연락이 닿지 않던 이임생 이사가 어제(9일) KBS 취재진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통화는 어렵다고 밝힌 이임생 이사는 기자회견에서 해소되지 못한 의문과 의혹에 대해 취재진에게 해명했다.

가장 먼저 이임생 이사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면접 단계'를 거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의 폭로 등으로 감독 선임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이임생 이사는 홍 감독의 경우 면접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다.

포옛과 바그너 두 외국인 후보자의 경우 50장이 넘는 PPT 자료 등을 바탕으로 게임 모델 등 긴 시간에 걸쳐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명했는데, 홍 감독의 경우 이 과정이 생략된 것이다.

이임생 이사는 지난 5일 밤 11시경 홍 감독을 만났을 당시 "포옛과 바그너 두 외국인 후보자와 같은 절차로 면접을 진행했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면접 대신) 간곡히 부탁을 드린 것이 맞다."라며 "전력강화위원회가 홍명보 감독을 최종 순위에 올려놨었고, 자신 역시 홍 감독에 대한 정보를 이미 갖고 있었다. 홍 감독이 한국 축구에 헌신해 준다면 한국 축구를 위해 최선이라는 판단을 했다."라고 면접 단계를 생략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두 외국인 후보자가 홍 감독과 비교해 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았는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은 이임생 이사는 서면 인터뷰에서도 납득할 만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임생 이사는 "과연 어느 분이 한국 대표팀과 연령별 감독님들과 소통하면서 KFA의 철학, 그리고 게임모델을 잘 이끌어 주실까 고민을 했다. 외국인 후보자 한 분은 국내 거주 날짜까지 체크하는 등 까다로운 모습을 보여 정말 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함께 협업해 나갈 수 있을까 우려가 됐다. 그 분들의 축구 철학을 짧은 시간 안에 구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고, 그분들이 원하는 플레이가 현재 우리 한국 팀과 맞을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 무엇보다 지난 외국인 감독들이 실패한 교훈으로 인해 걱정이 많았다. 홍명보 감독의 경험(선수 + 지도자 + 행정)을 고려했을 때 한국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분이라 봤고, 책임감과 헌신, 리더십 등을 봤을 때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싶었다. 또 선수들과의 소통(언어)도 고려했다."라고 말하며 정말 최선을 다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출국 전부터 홍 감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정은 있을 수 없다. 그 전엔 내가 선임 과정에 관여할 수도 없었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전권'을 쥐고 홍명보 감독 선임을 진행했다고 말한 이임생 이사는 "여전히 선택에 후회가 없냐?"라는 질문에 대해 "나로서는 내 결정이 한국 축구를 위한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근 축구계에서 이임생 이사의 아들이 현재 에이전트로 활동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아들은 지금 군 복무 중이다. 현재는 에이전트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라며 불거진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아직 감독 선임 과정에서 풀리지 않은 의혹이 한 가득인 가운데, 홍명보 감독은 오늘 광주와의 리그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감독 선임 과정의 자세한 내막에 관해 설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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