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향정신성의약품에 취해 차를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가 2심에서 형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1심에선 징역 20년이 선고됐는데, 항소심은 운전자의 도주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징역 10년으로 감형했습니다.
백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던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의 가해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형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는 특가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20대 남성 신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신 씨가 도주할 고의로 현장을 이탈한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1심이 선고한 징역 20년 형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재판부는 "신 씨가 약 기운에 취해 휴대전화를 찾으려고 사고 현장을 벗어난 걸로 보인다"며 "이후 신 씨가 돌아와 사고 차량 운전을 인정했고, 구호 조치가 지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일명 '뺑소니'로 불리는 특가법상 도주치사 등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겁니다.
앞서 신 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신사동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 행인을 다치게 하고 구호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신 씨는 범행 당시 인근 병원에서 미다졸람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뇌사 상태에 빠진 피해자는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났고, 신 씨의 혐의는 도주치상에서 도주치사로 변경됐습니다.
앞서 1심은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20년을 선고했고, 신 씨는 자신이 방문했던 병원에 피해자 구조를 요청하고자 현장을 벗어난 것이라며 항소했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