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발트해에서 발생한 해저 가스관·통신케이블 파손 사건에 대해 중국 당국이 “홍콩에 등록된 선박의 실수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오늘(13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내부 조사를 실시한 뒤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결과를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등 유럽 관련국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중국어로 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고 발생 원인은 강한 폭풍이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8일 핀란드에서 발트해 국가인 에스토니아로 이어지는 77㎞ 길이의 해저 가스관인 ‘발틱코넥터’와 해저 통신 케이블이 손상됐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는 사고 발생 직후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합동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두 나라는 홍콩 깃발을 게양하고 사고 현장을 지나던 컨테이너선 ‘뉴뉴 폴라 베어’(NewNew Polar Bear)가 사고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하며 이 선박과 중국 소재 선박 소유업체 ‘뉴뉴 시핑 라인’(NewNew Shipping Line)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면서 중국 당국에도 협조를 요청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당국 역시 두 나라와 별도로 자체 내부 조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앞서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는 “해당 선박이 지난해 10월 7일 밤 또는 8일 아침 해저에 닻을 끌어서 중요한 가스 케이블을 끊고, 양국을 잇는 두 개의 통신 케이블도 손상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중국 당국이 홍콩 선박 실수로 인한 사고라는 사실을 관련국에 정식 통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중국과 핀란드, 에스토니아 모두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더욱 밀착해 온 중국에 대한 발트해 국가들의 의심이 고조되는 시기에 발생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앞서 재작년 9월에는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를 지나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이 폭발해 가스가 대량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덴마크와 스웨덴 당국은 모두 사보타주(파괴공작)가 폭발 원인이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사건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