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대선 소식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됐습니다.
다음 달 10일 두 후보의 첫 TV 토론이 예정됐는데, 토론 규칙은 물론 방송사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양측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워싱턴 김지숙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로 마구 끼어들어 엉망이 됐던 4년 전 TV토론.
[조 바이든/당시 미 민주당 대선 후보/2020년 : "나는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를 듣지 않을 겁니다. (제 질문은요…. 질문은요….) 입 좀 닫아 줄래요?"]
[크리스 왈라스/미 대선 TV 토론 진행자/2020년 : "되도록 두 분이 서로 덜 끼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길 부탁드립니다. (바이든 후보도 그렇게 하라고 하세요.) 솔직히 대통령님이 더 끼어들었습니다."]
이후 토론에선 자신의 발언 순서 전엔 마이크를 꺼두기로 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참패한 지난 6월 CNN 토론 역시 이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문제가 된 건 이 토론 규칙입니다.
다음 달 10일 해리스와 트럼프 간 첫 TV 토론이 ABC 뉴스에서 열리는데, 해리스 측은 토론 중 계속해서 마이크를 켜둘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측이 음소거 규칙을 선호하는 건, 자신들의 후보가 90분 내내 대통령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측은 이미 합의된 규칙을 따르는 것일 뿐이며 해리스 측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규칙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해리스 측이 노트와 모두 발언, 좌석을 요구한데 대해서도 토론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ABC의 모기업인 디즈니 임원과 해리스의 친분을 문제 삼았고, 인터뷰와 패널도 편파적이라며 토론 불참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공화당 대선후보 : "(ABC방송의)그 적대감을 보았을 때 '내가 왜 이 토론을 하지? 다른 방송사에서 하자'라고 말했어요. 저는 다른 방송사에서 하고 싶어요."]
양측의 신경전은 '음소거 규칙'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됐다는 인식에 따른 겁니다.
다만, 트럼프는 캠프 전략과 달리 마이크를 켜두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김인수/그래픽:강민수/자료조사:김태리 김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