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까지 제2독립기념관 추진…천안 사면초가

입력 2024.09.30 (19:20)

수정 2024.09.30 (20:16)

[앵커]

민족 독립의 성지인 독립기념관이 때아닌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경기도에 이어 정부까지 지리적 한계를 이유로 서울에 새로운 독립기념관을 짓겠다고 공식화하면서 독립기념관이 지닌 상징성과 위상이 격하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가 2025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에 새 독립기념관 건립을 추진합니다.

국가보훈부는 총사업비 245억 원을 들여 2027년까지 서울에 천안 독립기념관과는 별도로 새 독립기념관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칭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으로 다양한 독립운동 분야를 발굴해 알리겠다는 취지지만, 사실상 기존 독립기념관과 기능이 중복됩니다.

천안시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박상돈/천안시장 : "당초 독립기념관에 설치된 취지를 훼손시키는 아주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저는 단호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앞서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둘로 쪼개져 치러진 광복절 경축식 직후, 경기도 역시 광복회와 경기도립독립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곳곳에서 독립기념관 건립 사업이 잇따르는 상황.

독립기념관의 상징성과 위상이 추락하고 역할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옥주연/독립기념관 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장 : "인구가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 독립기념관과 똑같은 기능을 하는 기념관이 생긴다고 하면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이 축소될 수밖에 없어서…."]

즉각 야당에서 '친일 뉴라이트 기념관'이라며 거친 비판을 쏟아내는 등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정문/천안시병 국회의원 : "(새 독립기념관은) 독립운동 기념관을 가장한 가짜 기념관이고 저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기념관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액 삭감할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신임 관장 임명 논란부터 제2, 제3의 독립기념관 건립 움직임까지, 독립기념관이 정쟁에 휘말리면서 독립기념관의 대표성과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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