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호텔이나 지하주차장 등에서 대형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초기 화재 진압을 돕는 스프링클러 역할이 강조되고 있죠.
그런데 전국 초·중·고등학교 10곳 중 9곳에는 이런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 않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건지, 또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이유민 기자가 현장을 점검해 봤습니다.
[리포트]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 호텔 화재 사고.
당시 불이 난 호텔에는 기초 진화 시설인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가 커졌단 지적이 나왔습니다.
일선 학교 현장은 어떨까.
개교 30년이 넘은 경기도 수원의 한 초등학교.
25명이 수업을 듣는 교실 천장에 스프링클러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라는 법이 제정돼있지 않아서…."]
초기 화재를 막는 데 쓸 수 있는 건 작은 소화기 한 대 뿐.
많게는 100명 가까운 아이들을 한 번에 수용하는 다목적 교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매트리스, 그리고 의자 같은 것들도 다 인화성이 너무 높고…."]
전국 초·중·고교 건물 6만여 곳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단 6,166곳, 전체의 10%에 불과합니다.
[신우영/초등학교 교장 : "유사시에 효과적으로 방호할 수 있는 시설이 안 돼 있다는 것은 상당히 불안감을 안고 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
학교 건물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건 법적 의무가 아닙니다.
2005년, 규모가 큰 건물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법이 바뀌었을 때도 학교는 소급 적용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그나마 올해 초 학교 기숙사와 특수학교에 한해 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하도록 별도 규정이 마련됐지만, 설치율은 아직 절반에 그칩니다.
[강경숙/국회 교육위원/조국혁신당 : "아무리 비용이 들더라도 스프링클러와 같은 소방시설을 점검하는 그 기준을 좀 더 강화해서…."]
최근 3년간 학교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550여 건.
교육부는 2026년까지 기숙사와 특수학교에 스프링클러를 모두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김진환 정준희/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