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주변을 보면 꼭 외국어를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도 외국어를 마구 사용하여 무슨 뜻인지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특히 쉬운 우리말을 사용해야하는 공공기관에서 외국어를 지나치게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합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도의 한 지자체 보도자료입니다.
'글로벌 협력 기반의 스트림 4IR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합니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낯선 외국어 단어들의 조합에, 시민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입니다.
[김동현/강원도 원주시 : "4IR이 뭔지 모르니까. 계속 막히는 거 같아요. 어떤 뜻인지 애초에 모르다 보니까 왜 썼는지 당연히 이해가 안 되는 것 같아요."]
글로벌은 '세계적', '스트림 4IR'은 '4차 산업혁명', '클러스터'도 '협력 단지'로 쓸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내용입니다.
다른 공공기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한국관광공사가 개최한다는 '웰니스 관광 페스타'.
'건강관리'나 '축제'라는 우리말이 버젓이 있지만, 외국어를 썼습니다.
정부의 누리집을 봐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될 외국어 단어가 곳곳에서 남용되고 있습니다.
국어기본법에서는 공공기관이 공문서를 작성할 때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홍열/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 "공문서의 공공언어 표현이 어려워 관련된 내용과 제도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이 있다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 손실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의 보도자료 문서에 대한 우리말 사용 실태를 평가해 내년 초에 공개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홍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