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천지’ 쿠바 ‘올스톱’…허리케인까지 상륙

입력 2024.10.22 (06:35)

수정 2024.10.22 (07:59)

[앵커]

낡은 발전 시설과 경제난 속에 잦은 정전을 겪는 쿠바에서 이번엔 국가 전체에 전기가 끊기는 국가 전력망 붕괴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수백만 명이 휴대전화 불빛과 촛불에 의지해 밤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김경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로등 불빛 하나 없는 길가에 보이는 건 자동차 불빛뿐입니다.

지난 18일부터 천만 명이 사는 국가 대부분 지역에 전기가 끊긴 쿠바는 암흑의 섬으로 변했습니다.

달빛도 없는 밤, 우리 교민이 살고 있는 도심의 창밖 풍경은 어둠뿐입니다.

식료품이 부족한 데다 수돗물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정호현/쿠바 한글학교장 : "냉장고가 이제 거의 끝나 가서 음식들을 어떻게 해야 될지 지금 잘 모르겠고, 지금 당장 저는 또 가스도 방금 끊겼어요. 저희 한인들도 물이 없는 분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물탱크가 다 끝나가니까요."]

잦은 정전을 겪어 오던 시민들은 어둠 속에서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전기를 아껴 쓰라는 정부에 항의했습니다.

언제 전기가 들어올 거란 기약도 없이 수백만 명이 휴대전화 불빛과 촛불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리/산토 수아레스 주민 : "사흘 동안 전기가 없었어요. 음식은 썩었고요. 전기 없이 나흘을 보내라는 건 아이들에게 학대입니다."]

화력발전소는 낡았고 연료는 부족한 가운데, 쿠바 외무장관은 미국 탓에 물품 공급이 끊겨 정전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오스카'까지 쿠바에 상륙해 정전 복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쿠바는 북한, 이란 등과 함께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나라로 각종 무역 제재 등을 받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김희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