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피자 프랜차이즈인 파파존스가 점주들에게 세척용품까지 강매해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습니다.
피자 맛이나 품질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품목들은 본사에서 구입하도록 할 수 있지만 세척용품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겁니다.
이도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파파존스 매장.
음식 맛을 좌우하는 재료뿐 아니라 간판과 피자 박스 등은 모두 본사에서 구입합니다.
브랜드 이미지 통일에 중요한 만큼 프랜차이즈 본사가 합법적으로 구입을 강제할 수 있는 이른바 '필수 품목'입니다.
그런데 2015년 7월, 이 필수품목에 이런 제품들이 추가됐습니다.
손 세정제와 소독제, 바닥 클리너까지 세척용품 15가지입니다.
[파파존스 A 가맹점 점주/음성변조 : "핵심은 빵이랑 토마토소스예요. 그거 외에는 다 (점주가) 구입을 할 수 있죠. 그런데 본사에서 사죠."]
파파존스는 세척용품 구매가에 최대 69%까지 마진을 붙였는데, 점주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사야 했던 셈입니다.
이렇게 본사가 남긴 이익만 9년 동안 5억 4천만 원이 넘습니다.
정기적으로 점검을 나가 본사 외에서 세척용품을 산 매장에는 벌점까지 주며 관리했는데, 피자의 맛이나 품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게 공정위 판단입니다.
[류수정/공정위 가맹거래조사과장 : "파파존스가 지정한 제품과 유사한 효능을 가지는 세척용품을 시중에서 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가맹점주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한 행위입니다."]
일부 매장엔 리모델링을 강요하며 비용을 점주에게 떠넘긴 사실도 적발됐습니다.
[파파존스 B 가맹점 점장 : "계약기간 계약조건에 10년마다 리뉴얼한다 이런 게 있는 거로 알고 있어요."]
인테리어 비용의 20%는 본사가 내게 되어있지만, 파파존스 몫의 분담금인 2억 천여만 원을 내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과징금 14억 8200만 원과 리모델링 비용 지급 명령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파파존스 측은 미국 위생 가이드를 따르는 미국 본사 지침을 적용한 것이라며 소명할 수 있는 절차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