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여름부터 세균성 폐렴과 백일해 등 호흡기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죠.
곧 독감도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KBS 취재 결과 내년에 대학병원에서 호흡기 중환자를 전담할 전임의 수가 전국에 4명 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선민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리포트]
수도권 한 대학병원 진료실.
마스크를 쓴 환자들로 꽉 찼습니다.
겨울철 독감 유행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올해는 가을부터 호흡기 환자가 많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유행해, 입원 환자가 1년 새 10배 급증했습니다.
12월 초쯤엔 계절 독감 유행도 예상돼 의료 현장의 대비가 절실한 상황.
하지만 KBS 취재 결과, 내년에는 호흡기 중환자를 맡을 전임의가 전국에 단 4명 뿐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올해 인력의 반의 반 수준입니다.
고된 업무 탓에 원래도 지원자가 적었고,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신규 전임의 배출마저 줄어든 탓입니다.
빅5 중 하나인 서울대병원조차 의사가 부족해 중환자를 돌볼 병상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안윤혜/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 : "환자들을 무리해서 다 입실을 시킨다고 해도 우리가 아는 최선의 치료에 30%도 못 미치는, 그냥 어찌 보면 인공호흡기 하나 달아놓고 '알아서 버티세요'라는 그런 구조의 치료를 할 수밖에 없는…"]
전체 호흡기내과 전임의 수도 지난해와 올해 사이 거의 반토막 났고, 내년엔 절반이 더 줄어들 걸로 예상됩니다.
[김진우/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변인/가톨릭의대 : "현재 인원도 그렇고 미래 그런 인력이 줄어든다는 측면에서는 앞으로 국가 감염병이나 이런 게 닥쳤을 때 굉장히 저희도 이제 우려스러운,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축소된 전임의 인력마저 수도권에 집중돼, 강원과 전라, 제주, 충청 등에는 내년엔 호흡기내과 전임의가 1명도 없을 걸로 보입니다.
KBS 뉴스 진선민입니다.
촬영기자:정형철 오범석/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지훈 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