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태원 참사로 하늘의 별의 된 159명의 희생자들 가운데는 '보이지 않는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외국 국적의 희생자 26명입니다.먼 타국의 한 골목길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외국인 희생자들. 참사 이후 2년 동안 유가족들이 견뎌내야 했던 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 뿐 만이 아니었습니다.외국인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KBS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조안 라쉐드 씨의 딸 그레이스는 행복하고 유머가 넘치던 아이였습니다. 재치있는 농담으로 항상 가족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던 딸은 가족들에게 큰 기쁨이었습니다.조안 씨는 10.29 이태원 참사 추모 주간을 맞아 딸을 기리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지난달 25일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에 조사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이란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어를 독학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던 딸 레이하네. 케이크 만드는 걸 좋아했던 그는 언젠가 한국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싶었던, 25살의 꿈 많은 유학생이었습니다.레이하네 씨의 유가족들은 참사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유품조차 온전히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세예드 잘릴 아타쉬 씨는 "레이하네의 물건들은 우리 딸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준다"며 "한국 정부가 남아있는 유품을 이란으로 보내주기를 기대했다"고 말했습니다.중앙대학교에서 스마트 시티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던 알리 씨. 이란 국적 희생자 알리 씨의 고모 마나즈 파라칸트 씨는 "알리는 어린 시절 작은 초콜렛도 형과 나눠먹으려고 했던 착한 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그는 사망 2개월여 전 36살 생일파티를 열고 "이곳에 와준 모든 친구들에게 밝고 아름다운 앞날이 있기를 바란다"는 소원을 빌었습니다. 친구들은 "너 자신을 위해서도 소원을 빌라"고 말했지만 그는 웃음으로 답했다고 합니다.그의 마지막 순간이 담긴 휴대전화와 스마트 워치를 찾기 위해 유가족들은 애쓰고 있습니다. 알리 씨의 고모는 "한국 정부에게 외국인 희생자들은 보이지 않는 존재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남겨진 외국인 희생자들의 유품과 관련한 KBS의 질의에, 행정안전부는 "확인해본 결과 아직 유품이 한국에 남아있는 부분이 있었다"며 "가족들의 입장을 고려해 신속하게 유품을 보내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외교부도 "행안부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지원단과 주한 공관 간 관련 논의 시 가능한 협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2년째 자녀의 흔적을 찾고있는 외국인 유가족들의 이야기는 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촬영기자: 최원석 권준용 박세준 최석규편집: 양다운자막: 김기우그래픽: 박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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