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아닌데도…엉터리 장애인 주차증 ‘급증’

[앵커]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는 장애인 주차 표지를 부착한 차량만 주차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장애인도 아니면서 이 장애인 표지를 부정 사용한 운전자들이 대전에서만 4년 새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김예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전통시장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차량 앞 유리에 장애인 주차 표지가 붙어 있지만 차 번호는 교묘하게 가렸습니다.

확인 결과, 차량 소유자는 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소유자는 장애인 주차 표지를 부정 사용한 혐의로 과태료 2백만 원이 부과됐습니다.

차 번호를 가린 채 표지를 달아둔 또 다른 차량 역시 확인해 보니, 장애인 등록 차량이 아니었습니다.

[최정식/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차량 신고자 : "(주차 공간이) 몇 대 안 되는 곳 이런 데서 많이…장애인들은 주차할 수가 없어서 고통스러움을 느끼는 걸 봤어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이 생긴 지 20년이 넘었지만 장애인 구역 불법 주차는 여전히 늘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 이후 장애인 주차 표지 부정 사용으로 적발된 건수는 대전에서만 6백70여 건.

올해는 4년 전보다 다섯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경찰이나 지자체 등의 단속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틈을 노린 겁니다.

[전지혜/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지금 누군가가 신고하면 그제야 제재하는 형태인 거잖아요. 모니터링을 대대적으로 해서 적극적으로 계도 조치를 한다든지 이것에 대한 홍보도 좀 적극적으로 했으면…"]

장애인 표지를 부정 사용할 경우 3백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됨에도 얌체 운전자들의 불법 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