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 안양에 있는 방치된 공공건물의 외벽이 광화문 '이순신 동상'을 만든 조각가 김세중의 작품이란 사실이 60년 만에 밝혀졌습니다.
문화계를 중심으로 건물을 보존하자는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구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동식물을 검역하던 농림축산검역본부 안양청사.
8년 전 본부가 이전한 뒤에는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본관 외벽에 말과 양, 쥐 같은 실험 동물과 실험 도구가 간결한 이미지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60년간 조각가가 잘못 알려졌는데, 공사 담당자의 회고록과 유족, 전문가의 확인을 거쳐 김세중의 작품으로 추정됩니다.
광화문 이순신 동상, 혜화동 성당으로 잘 알려진 김세중은 공공 조각의 선구자로 평가됩니다.
[김한별/경기대 미술경영전공 겸임교수 : "이 건물이 사용되는 의미라든지, 동물의 헌신에 대한 얘기가 다 녹아 들어가서 이 장소에서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조각이 건물 설계부터 반영된 건데 본관동은 국회의사당을 만든 이광노 건축가가 설계했습니다.
다만 조각은 외부 환경에 노출된 시멘트 표면이 부식되고 누수로 균열까지 생긴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근대유산으로 가치가 높다며, 안양예총과 함께 본관동 보존 운동에 들어갔습니다.
[김정신/단국대 건축과 명예교수 : "파사드에 조각이 있는 것도 우리나라에 혜화동 성당하고, 여기하고 찾아보려야 여기밖에 없어요. 조각으로서 가치도 충분하기 때문에."]
앞뜰은 국내 최대 왕개미 서식지로, 국립생태원이 보존을 권할 정도로 생태적 가치도 높습니다.
이곳에 시 청사 이전을 위한 개발 계획을 세우려던 안양시는 당장 철거 계획은 없다면서, 본관동 건물 활용에 대해 깊이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안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