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소년들의 문해력, 즉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상 단어조차 이해하지 못해 교육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자, 교육 당국이 정확한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왜 욕을 하냐며 따졌다", "학생들이 '족보'를 족발, 보쌈 세트로 알고 있었다" 교사들이 실제로 겪은 일입니다.
'이부자리'를 별자리로 알거나, '무설탕'을 무로 만든 설탕으로 이해하는 등 수업에 지장을 줄 정도입니다.
한 교원단체 조사 결과, 교사 10명 중 9명이 실제로 학생들의 문해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답했습니다.
이 같은 우려가 커지자 서울시교육청이 문해력 진단평가를 통해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올해는 서울 초중고 500개 학교에서 9만여 명이 응시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성낙경/정목초등학교 교장 : "'숏폼'이나 이런 자극적인 짧은 영상을 계속 들여다보고, 책을 읽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특히 문해력에서 많이 저하되는 부분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흘', '금일' 같은 일상 단어를 중심으로 평가 문항을 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평가 결과는 방과 후 학교 교육 자료로도 활용될 예정입니다.
[서혁/이화여대 국어교육과 교수 : "문해력 수준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에게 맞는 적절한 수준의 글이나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과학적으로 (교육이) 진행될 필요가 있는 것이죠."]
내년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앞둔 만큼, 특히 문해력 저하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여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