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려시대 석탑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일제의 수탈과 6.25 전쟁을 겪으며 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던 탑인데요.
천년의 세월을 넘어 완전하게 복원된 탑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하나, 둘, 셋!"]
천막이 걷히자 천 년의 숨결을 간직한 석탑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고려시대 승려 지광국사의 사리를 보관하기 위해 1085년 만들어진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입니다.
물결치며 일렁이는 구름과 그 사이를 노니는 선녀와 용.
5미터 높이의 탑 구석구석, 절묘한 조형미를 뽐냅니다.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탑으로 꼽힙니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으로 무단 반출됐던 지광국사탑, 이후 어렵사리 우리나라로 돌아오긴 했지만, 6.25 전쟁 때 폭격으로 만 2천여 조각으로 산산조각 났습니다.
2016년이 되어서야 복원 작업에 들어가 지난해 고향 원주로 돌아오기까지, 장장 2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대장정이었습니다.
[김유진/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 "환수가 종료가 아니라 이 탑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 마을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 수 있는지 역사적 자료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다만, 안전한 보존을 위해 최종 복원 장소는 원래 있던 야외가 아니라 실내가 선택됐습니다.
규모 7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바닥엔 면진대도 설치됐습니다.
[최응천/국가유산청장 : "문화유산은 자기 자리에 있을 때 의미가 더 빛을 발하죠. 외부에 떠도는 이러한 석조 문화유산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거기에 대한 온 힘을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국가유산청은 내년 보고서 발간과 함께 복원 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