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를 둘러싼 자질 논란이 증폭하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극단주의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헤그세스의 글과 온라인 활동은 그가 우파 기독교 문화와 정치적 극단주의, 폭력적 사상에 빠진 사람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습니다.
실제 헤그세스는 2020년 저서 ‘미국 십자군’(American Crusade)에서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방법으로 좌파들이 미국 애국자들을 사방에서 포위해 살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건국 아버지들과 국기와 자본주의를 죽이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LGBTQ+)와 여성의 권리, 인종의 정의를 옹호하는 좌파가 곳곳에 숨어 미국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미국은 좌파의 재앙 아래 있다”고 썼습니다.
헤그세스가 몸에 새긴 문신이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의 팔에는 ‘데우스 불트’(Deus Vult·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이 새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중세 십자군 전쟁을 시작할 때 사용된 구호입니다. 역사학자 토마스 르카크는 이는 “종교적 폭력을 촉구하는 뜻”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는 가슴에는 ‘예루살렘 십자가’, 어깨 아래쪽에는 미국 건국 당시의 첫 성조기인 별 13개짜리 성조기와 무기 모양의 문신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AP 통신에 따르면 그의 문신은 군 복무 당시에도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폭동 사건 직후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당시 워싱턴주 방위군의 대테러 보호팀에서 복무한 데리코 게이더 예비역 원사는 당시 방위군 소속이던 헤그세스의 ‘데우스 불트’ 등 문신에 대한 제보 이메일을 받고 극단주의 단체와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어 상부에 보고했다고 AP에 말했습니다.
2021년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전날 국방부는 방위군 대원 12명이 집에 머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중 최소 2명은 잠재적인 극단주의, 나머지는 기타 신원조회 문제에 따른 조치라고 했습니다. 당시 국방부가 언급한 12명에 헤그세스가 포함돼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AP는 전했습니다. 다만 헤그세스는 자신이 워싱턴 주방위군으로 복무하던 당시 극단주의자로 분류됐고 문신 때문에 바이든 취임식 때 현장에 투입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그 직후 혐오감으로 군 복무를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2024년 발간한 저서 ‘전사들에 대한 전쟁’(The War on Warriors)에서는 “오늘날, 장군들이 극단주의를 근절한다면서 애국자 사병들을 조직에서 몰아내고 있다”고 쓰기도 했습니다.
헤그세스는 여성과 성소수자의 군 복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며 최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는 “전투 임무에 여성이 포함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정치학자 모니카 마크스 엑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