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령화 시대, 달라진 황혼 문화를 살펴보는 보도특집 기획, 오늘은 스웨덴으로 가봅니다.
초고령사회인 스웨덴은 노인 복지 선진국으로 꼽히는데요.
어르신들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인정하는 분위기와 오랜 성교육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진희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0대인 에릭손과 안 크리스틴 씨.
2년째 스톡홀름 도심과 외곽을 오가는 장거리 만남 중입니다.
둘 다 함께 사는 가족이 없어 서로 가까이 거처를 옮길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각자의 일상을 유지할 생각입니다.
서로 필요할 때 만나 교류하는 주말 연인, 세르부 문화입니다.
[에릭손/76세 : "(나이 들면) 자기 소유와 주거지가 있고, 자기 시간을 많이 가지기를 원해서 그렇습니다. 그래도 서로 만나고 같이 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라파엘로와 안네피리도 서로 연애하다가 한 달 전부터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각자 대가족을 이루고 있어 재혼 대신 동거를 선택했는데, 부부나 다름없습니다.
'삼부'라는 동거인 제도가 있어서, 유산 상속 등 일부를 제외하면 부부처럼 서로에게 법적인 보호자가 될 수 있어섭니다.
[믹케 포쉬베리/라파엘로 아들 : "놀랐냐고요? 아니요. 이런 것은 흔한 일입니다."]
[옌스/안네피리 아들 : "혼자 있는 것보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좋아 보입니다."]
현재 70대가 된 스웨덴 노인들은 전 세계 최초로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은 세대입니다.
노년이 돼서도 활발한 이성 교제의 한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1955년 도입된 성교육을 꼽습니다.
[마리아 베리스트뤰/스웨덴 성교육협회 교육 총책임자 : "1960년대 성혁신을 경험하고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은 세대입니다. 더 나이 든 노인들보다 (현 노인 세대는) 스스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봅니다. 전 생애에 걸쳐서 성생활을 활발히 하고자 합니다."]
스웨덴 성교육의 핵심은 성을 가장 기본적인 욕구로 이해하고 나이나 성별에 제약 없이 인정하는 것입니다.
[인티 차베즈 페레즈/성교육 전문가 : "성교육은 전 생애에 걸쳐 이뤄집니다. 나이에 상관 없이요. 나이에 따라 내용과 표현이 다를 뿐입니다. 교육으로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더 좋은 성생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전 생애에 걸쳐 이뤄지는 스웨덴의 성교육은 활기찬 노년의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