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 넘게 이어지며 수만 명의 사상자를 내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즉각 멈추자는 내용의 휴전 결의안 채택 안건이 유엔 안보리에 상정됐지만, 미국의 거부로 부결됐습니다.
미국은 인질 석방이 먼저라는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있는데, 유엔 안보리가 강대국이라는 상임이사국들의 거부권 행사로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워싱턴 김경수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가자 전쟁 휴전결의안 채택 안건이 상정됩니다.
[바바라 우드워드/주유엔 영국 대사/안보리 의장 : "(결의안에 찬성하면) 손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한국과 일본, 스위스 등 14개 국가가 찬성했지만, 미국은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안보리 안건은 9개 이상의 나라가 찬성하면 통과되지만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부결됩니다.
[로버트 우드/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 "우리는 협상 내내 인질 석방을 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휴전을 지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왔습니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석방이 우선이라는 미국의 입장에 이스라엘은 환영의 뜻을 밝혔고 미국은 중동 특사를 이스라엘로 보내며 휴전 논의를 계속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결의안을 공동 제안한 10개 선출직 이사국은 깊이 실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푸콩/주유엔 중국 대사 : "미국의 계속된 거부권 행사가 가자 지구 주민들의 희망을 무너뜨렸고, 그들을 더욱더 암흑과 절망 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가자 지구 전쟁으로 가자 내에서만 4만 명 넘게 숨졌고 인도주의적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평화를 위해 설립됐다는 유엔 안보리는 미국 대 중국·러시아라는 냉전 구도 속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가자 전쟁 휴전결의안 채택에 이번엔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지난 3월 미국이 제안했던 휴전 결의안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김은주/자료조사:서자련 김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