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박람회 선 투자금 상환 결정…사후 활용 어쩌나?

입력 2024.12.12 (08:19)

수정 2024.12.12 (09:19)

[앵커]

여수 세계박람회 당시 행사 사업비 등을 위해 투입된 정부의 선 투자금 3천 6백억 원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이 돈을 회수하겠다며 내년도 세입에 포함한 예산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는데요.

당장 내년부터 수천억원을 상환해야 하게 되면서 박람회장 사후 활용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손준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정부는 행사 진행 등을 위해 4천8백46억 원을 선투자했습니다.

박람회가 끝나고 선 투자금의 일부를 상환했지만, 여전히 3천6백58억 원이 부채로 묶여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이 선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며, 내년도 예산안에 세입으로 잡았습니다.

내년도 세수 부족분 충당을 위한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결국 이 예산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박람회장 운영 주체인 여수광양항만공사에 불똥이 떨어졌습니다.

연 매출의 2배가 넘는 돈을 상환해야 하는데다 채권 발행도 부담입니다.

연간 이자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160억 원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돈을 상환하려면 광양항 시설 재투자 포기는 물론, 자산 매각도 불가피합니다.

[정하수/여수광양항만공사 해양산업전략실장 : "상환 재원 마련을 하기 위해서는 박람회장 일부 부지 매각을 검토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걸 상환 재원으로 마련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박람회장 사후 활용 활성화 계획 역시 지연되거나 차질이 불가피해보입니다.

박람회장을 해양 관광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공공개발도 쉽지 않을 거란 판단입니다.

[박계성/여수세계박람회장 공공활용시민연대 위원장 : "박람회장을 살리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만들어보라고 항만공사에 운영 주체를 맡겨놓고 '지금 매각해서 빚을 갚아라'하는 정부의 말이 너무 앞뒤가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선투자금에 대한 상환 유예와 예산 삭감 등을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지만 탄핵 등을 둘러싼 정치권 혼란으로 이마저도 쉽지는 않아보입니다.

KBS 뉴스 손준수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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