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그제(10일) 첫 검찰 조사에서 이번 사태 몇 달 전 사석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고, 그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을 언급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자리에는 당시 대통령경호처장 신분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함께했다고 방첩사령관이 밝혔습니다.
김용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야당의 계엄 언급이나 사전 모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박선원/민주당 의원/지난 9월/인사청문회 : "계엄 이야기 안 했습니까? 내란 예비 음모로 비칠 수 있음을 명심하십시오."]
[김용현/당시 국방부 장관 후보자 : "박선원 의원님 말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하지만 KBS 취재 결과 이번 계엄 사태 몇 달 전 김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관련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제 검찰 소환 조사에 출석한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계엄을 말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 방첩사령관은 총선이 끝난 뒤 초여름쯤 자신과 윤 대통령 그리고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이 몇 번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여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라기보다 시국 걱정을 하다 격한 감정으로 계엄을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총장 시절 부정하다고 생각했던 일들과 정치 상황에 대한 이야기 중이었다는 겁니다.
여 사령관은 윤 대통령의 계엄 언급에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몇 번 말했다"라고도 밝혔습니다.
여 사령관 측은 "윤 대통령의 계엄 언급 진술은 사실이고, 당시에 우려하면서도 설마 하겠나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KBS에 전했습니다.
현재 내란과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여 사령관은 사전에 계엄을 몰랐고 소극적인 이행을 지시했다고 말했지만, 다른 증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방첩사 1처장과 수사단장 등 주요 직위자들은 국회에서, 여 사령관이 구금 시설 확보와 의원 체포, 선관위 서버 복사와 확보 지시를 구체적으로 내렸다고 말해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박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