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송 참사 피해자들과 김영환 충청북도지사가 참사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습니다.
피해자들의 면담 요청에 충청북도가 1년 반 만에 응한 건데요.
면담은 한 시간도 안 돼 마무리됐습니다.
보도에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송 참사 피해자들과 김영환 충청북도지사가 마주 앉았습니다.
지난해 7월, 사고 당시 합동분향소 연장 운영 문제 등으로 한 차례 만난 뒤 500여 일 만입니다.
김 지사가 위로의 말을 건네며 차분하게 시작된 대화.
하지만 만남을 피할 의도가 없었다고 말하면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김영환/충청북도지사 : "저희로서는 죄송하기 때문에 못 만난 거지, 만나자고 하는데 제가 피하거나 그럴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씀드리고요. (수차례 만나자고 했잖아요.)"]
[최은경/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면담했을 때도 '항상 소통의 창구는 열려있다',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하셨는데…."]
[김영환/충청북도지사 :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 얼마든지 만날 수 있으니까요. (생존자들은 피해자 아닙니까. 저는 이번 모임 자체가 면피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격앙된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자 면담은 5분여 만에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참사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자 지원, 추모 사업 등 크게 3가지 안건을 논의했습니다.
사고 조사와 재발 방지책 마련에 피해자 참여를 보장하는 것부터 추모 공간 장소 결정까지, 그동안 양측이 갈등했던 사안 대부분이 포함됐습니다.
김 지사는 피해자들의 입장을 듣는 수준에서 면담을 마무리하고, 다음 행사 일정에 맞춰 40분 만에 퇴장했습니다.
[이경구/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 "참사 때, 처음에 느꼈던 상황의 연장이라고 느끼고…. 솔직히 지금 저렇게 말씀하셨지만, 또 어떻게 시간을 가져갈지 모르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아요."]
충청북도는 피해자 측에서 제안한 내용을 중심으로 이달 말까지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