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경찰 최고 수뇌부에 대한 구속 여부도 이르면 오늘 밤 결정될 예정입니다.
서울중앙지법에 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호준 기자! 경찰 조직의 수장과 2인자가 구속 갈림길에 선 건데, 영장심사가 지금도 진행 중인가요?
[기자]
네, 조지호 경찰청장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오늘 오후 3시부터 이 곳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려 약 70분간 진행됐습니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앞서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영장심사를 포기했습니다.
조 청장과 김 청장은 계엄 당시 경찰을 투입해 국회 통제를 지시한 혐의로 긴급체포됐고, 구속심사도 받게 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계엄 직전 대통령 안가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기관 장악 등 계엄 후 임무를 지시받으며, 기획 단계부터 계엄에 관여했다고 본 겁니다.
이에 대해 조지호 청장의 변호인은 주요 인물 체포를 위한 위치정보 전달도 거부했고, 국회 담을 넘는 국회의원들을 크게 제지하지 않아 부당한 지시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이 적용한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엔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구속에 대한 판단은 이르면 오늘 밤이나 늦어도 내일 오전에 나올 예정입니다.
김용현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사의 경우 오후 3시에 시작해, 밤 12시 전에 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앵커]
계엄 이후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청장에게 직접 전화한 정황이 포착됐다고요?
[기자]
네, 경찰 특수 수사단은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 이후에 조지호 청장과 6차례 통화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윤 대통령과 조 청장이 도청을 방지하는 이른바 '비화폰'을 사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청장이 쓴 비화폰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비화폰 사용 내역이 저장된 서버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조 청장의 변호인은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말했던 통화였고, 조 청장은 지시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항명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장심사 이후 조 청장의 변호인이 한 말, 들어보시죠.
[노정환/변호사/조지호 경찰청장 변호인 : "대통령 6번이나 전화와서 국회의원들을 체포하라는 지시도 거부하는 등 오히려 계엄군의 실행행위를 도와준 게 아니라 사실상 방해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조 청장은 지난 5일 국회에서 "비상계엄은 언론을 통해 처음 알았다"고 했는데 거짓말한 걸로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조 청장의 변호인은 "대통령에 대한 미안한 감정으로 해당 내용을 사실대로 말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계엄 선포 직후 조 청장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주요 인사 위치 추적 요구를 받았는데, 이 명단엔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의혹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 선고 재판장도 있었다고 조 청장의 변호인은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영상편집:김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