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를 하나 하고 싶습니다. 나는 한국 보수와 진보 양측 사람들과 모두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사람들은 이 모든 이야기가 K-드라마나 영화 같다고들 합니다."
미국 신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티머시 마틴 한국지사장은 현지시각 20일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한국의 비상계엄 이후 상황 관련 온라인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마틴 지사장은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직무정지)의 2022년 취임, 장기간에 걸친 대통령과 야당 대표간의 대화 공백,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논쟁 등을 '1막',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해제 결의, 14일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까지를 '2막'에 비유한 뒤 현재 '3막'의 초반에 와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또한 그는 "윤 대통령을 비방하는 사람도 인정하겠지만 과거의 대통령 탄핵소추때와 다른 대목은 그가 정예 기술을 하나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는 검사 출신이고, 그의 정예 기술은 한국의 법률 시스템과 헌법에 대한 지식"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지금 '올스타' 법률팀을 구성하는 과정에 있으며, 계엄 선포가 통치 행위이므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지금은 한국 정치의 크레이지(crazy·미치거나 비정상적이라는 의미)한 시기"라며 "2025년으로 넘어가도 여전히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한국 대통령이 이번으로 3번째 탄핵소추된 상황에 대해 "부분적으로 '죽을 때까지 싸우는' 한국의 정치 문화가 원인이고, 큰 원인은 구조적인 부분"이라면서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저조한 중간선거(총선)를 치른 대통령을 남은 임기 동안 취약하게 만든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이어 진보-보수-중도 유권자가 각각 3분의 1을 점하고 있는 한국 정치 지형에서 과반 미만의 득표로 집권한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정책 위임'이 대체로 취약한 측면도 원인의 하나로 거론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CSIS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