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 병원에서도 치매 진행을 늦춰주는 신약을 처방하기 시작했습니다.
치매 환자들을 비롯한 고령층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치매 신약의 효과와 한계점은 무엇인지,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레카네맙' 성분이 들어간 이 치매 신약은 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해 이달부터 국내에 도입됐습니다.
뇌 안의 '치매 유발 물질'을 근본적으로 제거해 주는 항체치료젭니다.
첫 투약을 앞둔 70대 치매 환자는 기대가 큽니다.
[이○○/경도인지장애 환자 : "(인지기능이) 현저히 좋아지는 것보다는 지금 진행을 멈출 수 있지 않느냐? 이 정도만 돼도 얼마나 좋습니까? 말하자면 아주 좋습니다."]
기존 치매약은 증상만 잠깐 좋게 하는 데 비해 이번 신약은 치매 진행 속도를 평균 27% 지연시키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10년을 더 산다고 가정하면 치매 진행을 30개월 정도 늦추는 셈입니다.
다만, '치매 유발 물질'을 제거해도 완치에 이르지 못하는 건 아쉬운 대목입니다.
치매 원인이 다양한 데다 이미 손상된 신경세포는 회복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신약의 치료 대상은 뇌에서 '치매 유발 단백질'이 확인된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환자로 제한됩니다.
또 치료 과정에서 뇌출혈이나 뇌부종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정기적인 뇌 MRI 검사가 필요합니다.
[강성훈/고대구로병원 신경과 교수 : "아밀로이드(치매 유발 단백질)를 이제 분해해서 이 분해된 것들이 이렇게 조각이 나게 되면 뇌혈관을 이렇게 건드리고 가기 때문에 뇌혈관 벽이 약해진다고 해요. 그러다 보면 이제 뇌혈관 벽이 약해진 데서 살짝 터지면 뇌출혈이 생기고…."]
여기에 치료 기간 1년 반 동안 격주로 주사를 맞는데 약 4천만 원 정도 들어갑니다.
고가의 치료 비용과 완치제가 아닌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젭니다.
전문가들은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는 상황에서 치매 진행을 1~2년만 늦춰도 간병 부담 등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촬영기자:연봉석/영상편집:이유리/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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