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박정희 동상’ 제막…“독재자 우상화” 반발

입력 2024.12.23 (19:17)

수정 2024.12.23 (21:46)

[앵커]

대구시가 그간 예고한 대로,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웠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공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지만, 시민사회단체는 독재자를 우상화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문다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나, 둘, 셋!"]

축포와 함께 흰 천을 걷어내자, 밀짚모자를 쓰고, 짚을 들고 서 있는 3m 높이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대구시가 지난 8월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한 데 이어, 넉 달 만에 동상까지 세운 겁니다.

[홍준표/대구시장 : "물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공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다 있습니다. 그러나 공에 대한 그 평가는 적어도 대구시만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친일 독재 박정희 동상 철거하라."]

동상 설치를 반대해 온 시민사회단체는 박 전 대통령의 친일, 독재 행적을 거론하며 즉시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홍준표 시장이 비상계엄 이후 엄중한 시국에도 동상 건립을 강행했다며, 시장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임성종/박정희우상화반대본부 위원장 : "공개적인 광장에 동상을 세워서 기념하겠다는 발상은 너무나 시대착오적이고, 대구 시민의 의견을 무시한 홍준표 시장식의 독단적인, 독선적인 행정이다."]

동상 제막식 현장에는 찬성과 반대 단체 회원 6백여 명이 뒤엉켜 고성이 오갔습니다.

대구시는 제막식을 앞두고 시민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동상 주변에 천막을 두르고 출입 금지 표지도 붙였습니다.

동상을 두고 국가철도공단은 국가 소유의 동대구역 고가교에 대구시가 협의 없이 동상을 설치했다며, 법원에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이에 대구시는 동대구역 관리 조례에 따라 광장 사용 권한은 대구시에 있다며, 내년 준공 예정인 대구도서관에도 높이 6m의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문다애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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