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경제의 최대 변수가 된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또 경신했습니다.
오늘(23일) 낮 종가기준 1달러에 1,452원.
지난 19일 1,450원을 돌파하며 2009년 3월 세계 금융 위기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최근 3거래일 연속 1,450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문제는 국내 정치 불안 등으로 고환율이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란 점인데요.
정부가 강력한 시장안정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산업계 우려는 큽니다.
특히 '공급과잉'과 '원재료 비용 증가' 등 문제를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하는 석유화학 업계의 고민이 깊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내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여수 석유화학 단지.
올들어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선도 기업들 공장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우리 제품의 최대 수입국이던 중국이 이제는 최대 수출국으로 돌아선데다 중동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신학철/LG화학 부회장·한국화학산업협회장/지난 7월 : "특히 중국 쪽에서 기초유분이라고 하는 에틸렌의 생산 능력을 계속 향상시켜왔고…"]
엎친 데 덮친 격, 제품 특성상 원가 상승 압박이 큰데, 원료가 되는 나프타 등을 달러로 수입하다 보니 치솟는 환율이 더 부담스럽습니다.
4대 석유화학 기업 중 3곳이 올해 3분기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고, 선두 기업 중 하나인 롯데케미칼은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가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까지 담보로 내놨습니다.
정부는 급하게 개편안을 내놓았습니다.
매각, 인수 합병, 설비 폐쇄에 따르는 규제의 완화와 세제, 금융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그간 양적 성장에만 치중했던 사업 구조를 바꿀 수 있게 고부가·친환경 제품 생산에 혜택을 주고 연구 개발도 지원합니다.
[안덕근/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사업 재편을 신속히 실행할 수 있도록 기업활력법을 공급과잉 업종에 맞게 보완하고 기업들이 겪는 다양한 애로를 해소해 나가겠습니다."]
업계는 다소 늦은 대책이지만,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며 반겼습니다.
정부는 업계의 자구 노력이 이뤄진 뒤 내년 상반기쯤 후속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영상편집:김철/그래픽:김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