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단서 가운데 하나가 명태균 씨와 윤 대통령 사이 통화 녹음인데요.
검찰이 확보한 명 씨와 윤 대통령 부부 사이 통화 내용을 KBS가 처음 확인했습니다.
그동안 의혹으로만 떠돌던 명씨의 이른바 '황금폰'에 저장된 통화 내용이 처음 확인된 건데, 이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당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직접 얘기했다, 한 번 더 얘기하겠다고 두 차례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이형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명태균 씨 사이 통화 녹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명태균/2022년 5월 9일 : "그거는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뭐 이렇게 말이 많네. 당에서….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검찰은 명 씨가 제출한 이른바 '황금폰' 등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에서 이 통화 녹음의 원본 파일을 확보했습니다.
전체 녹음 분량은 2분 30여 초.
대통령 취임식 전날이자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오전 10시 1분, 윤 당선인이 명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윤 당선인은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라고 처음부터 세게 말했지만 당내 반대가 강하다고 설명합니다.
명 씨도 당시 박완수 전 의원과 이준석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 모두 김 전 의원 공천에 찬성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윤 당선인은 윤상현 공관위원장에게 자신이 직접 얘기 했었다며, 윤 의원의 이름을 거론합니다.
그러자 명 씨는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던 윤한홍, 권성동 의원만 반대한다고 말합니다.
윤 당선인과 당 대표, 공관위원장 모두 김 전 의원 공천에 찬성하지만, 일부 '윤핵관 의원' 때문에 공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통화가 이뤄졌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입니다.
명 씨의 거듭된 요청에 윤 당선인은 알았다며, 윤상현 의원에게 한 번 더 얘기하겠다고 약속하고, 명씨는 감사 인사로 통화를 끝냅니다.
민주당이 공개한 윤 당선인과 명씨의 통화 사이에 있었던 나머지 내용이 처음 확인된 겁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대국민 담화에서, 자신은 공천에 개입한 적 없다고 했습니다.
[대국민담화/지난달 7일 : "원리 원칙에 대한 얘기만 했지, 누구를 공천을 줘라, 이런 얘기는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윤 대통령이 통화에서 두 차례나 언급한 윤상현 의원은 KBS의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그래픽:조지영 박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