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간인이지만 비상계엄의 기획자였다는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불명예 전역 후 역술가로 활동한 것으로 밝혀졌죠.
그런데 본인이 했던 사주풀이에 더해서, 전북 군산의 한 무속인에게 수십 차례 신점까지 봤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용현 전 장관 등 군인들의 미래를 묻는가 하면, 올해 여름 어떤 일을 벌일 거라며 성패를 물었다고 했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 군산의 한 점집입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022년 2월부터 찾았다는 곳입니다.
직접 찾아온 것만 30번 정도라는 게 무속인의 주장.
휴대전화 속엔 예약을 확인하는 노 씨의 음성 녹음이 40건 넘게 남아있습니다.
[노상원/전 정보사령관/지난 1월/무속인과 통화 : "오늘 시골 와서 혹시 시간이 되나 해서 물어본 거야. (손님이 계속 밀려서….)"]
무속인은 노 씨가 특히 김용현 전 장관의 앞날을 궁금해했고, 군인 10여 명의 이름을 건네며 충성심을 물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선진/무속인 : "항상 내세우는 거는 김용현이었거든요. 그분이 뭔가를 해야지 자기가 (대통령실에) 간다고. (군인 명단) 중에 나를 배신할 놈이 있는지."]
또, '계엄'을 입에 담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일 거라며 성패를 묻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노 씨가 지목한 시점은 올해 여름.
김용현 전 장관이 국방 장관에 지명될 즈음입니다.
[이선진/무속인 : "뭔가가 잘 되면 여름쯤 되면 이제 서울에서 그냥 지낼 수 있을 거라는 말씀을 좀 하셨거든요."]
비상 계엄이 정확히 언제부터 계획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관련자 모임이 있었다, 올해 3월 대통령 언급이 있었다는 등 여러 정황만 제기된 상황입니다.
군산의 무속인은 노 씨가 건넨 군인 명단을 적어놓은 노트가 있는지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명단이 계엄 가담자들과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하면 구체적인 시점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