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22곳에서 이송 거부…여전한 ‘의료공백’

입력 2025.01.09 (06:41)

수정 2025.01.09 (06:55)

[앵커]

새 의협 지도부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그동안 계속된 의료 공백의 여파는 고스란히 환자들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밤 중에 응급 환자가 병원 22곳으로부터 이송을 거부당하기도 했습니다.

해를 넘긴 의료 공백의 현장을 정연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밤 중 충북 청주의 한 주택가에 구급차가 출동해 30대 여성을 구조합니다.

한 때 심정지 상태였던 이 환자는 병원 22곳으로부터 이송을 거부당했습니다.

대전과 세종, 충남은 물론 수도권까지 문의한 끝에, 신고 접수 3시간 30여분 만에 100km가량 떨어진 경기도 수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22개 병원에서 수용 불가하다고 통보 받아. 병상이 부족하다든지, 관련 전문의가 없다든지...뭐 이런 다양한 이유죠."]

지난해 2월 의정 갈등이 시작된 이후 이렇게 응급실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으로 병원을 떠나면서 전국 211개 수련병원에 남은 전공의는 8.7%에 불과합니다.

전공의 7명이 근무했던 이 대학병원 응급실에도 지금은 1명만 남은 상태, 이마저도 올해 병원을 떠납니다.

[김수진/고대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 "이런 중증 응급을 보는 병원들, 그런 과들은 점점 인력들이 더 지치고 이탈이 되고 있는 현실이라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대생들이 올해도 휴학 투쟁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교육 현장의 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의대 교수들도 당장 3월부터 천5백 명가량 늘어날 신입생들을 수용할 여력이 없다고 호소합니다.

[박민현/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 "학생 수가 증가했으니까요. 수업 환경이 나빠질 것이고 학생들 사이에도 갈등 있을 수도 있을 거라서."]

새로 출범한 의협 집행부가 정부와 갈등을 풀어내지 못하면 의료 공백에 따른 환자들의 불편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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