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축제 핵심 행사인 '오름 불 놓기'를 두고 법적 논란까지 불거졌던 제주들불축제가 두 달 뒤, 불 놓기를 뺀 행사로 새롭게 치러집니다.
불 놓기가 사라진 대신 새별오름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다는 계획인데, 지역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거대한 오름이 활활 타오르며 장관을 연출했던 제주들불축제 '오름 불 놓기'.
조례와 상위법 충돌 논란 끝에 결국 28년 만에 불 놓기 없는 들불축제가 열립니다.
기존처럼 새별오름에 들불을 피우는 대신, 디지털 기술로 불을 놓습니다.
오름 경사면에 빛과 조명을 쏘아 불이 타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미디어 아트로, 실제 들불이 붙은 것처럼 연출한다는 계획입니다.
들불축제 상징성을 유지하기 위해 횃불 대행진과 달집태우기 등은 기존대로 오름 바깥에서 펼쳐집니다.
과거 축제 때 오름 정상에서 진행했던 불꽃놀이는 올해 볼 수 없지만, 무대에선 화학물질 배출이 적은 친환경 불꽃이 사용될 예정입니다.
또 오름 불 놓기를 위해 출입을 통제했던 새별오름도 올해 축제 기간에는 개방해, 해넘이 야간 오름 걷기 등 생태체험 행사도 마련됩니다.
[김완근/제주시장 : "제주의 정체성과 생태 가치를 지키고 시민 참여 축제로 만들기 위해 전 부서가 협력해 축제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지역 주민들은 축제 명칭이 들불축제인데 정작 들불은 볼 수 없게 됐다며 깊은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올해 제주들불축제는 오는 3월 14일부터 주말 사흘간 새별오름 일원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활활 타오르는 들불이 사라진 대신 디지털 기술과 친환경 행사로 제주 대표 축제라는 위상을 지켜낼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