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질병을 검사할 때 방사선에 노출되는 컴퓨터 단층촬영 장비, CT입니다.
흉부 CT의 경우 1.2에서 6.6밀리시버트 사이의 방사선에 환자 신체가 노출됩니다.
엑스레이보다 최대 33배 피폭량인데요.
특히 성장기 영유아나 어린이는 세포 분열이 활발해 방사선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에선 어린이 환자에게 가급적 방사선 피폭이 없는 검사를 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까지 시행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선 일부 병원들이 어린이 폐렴 환자들을 상대로 신중해야 할 CT 검사를 남용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홍성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침 콧물로 병원을 찾는 어린이들.
폐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소아 환자 부모 : "폐렴도 걸렸었어요. 폐렴도 걸렸다가 낫고. (이번에요?) 네. 이번에 폐렴 끝나고 중이염이랑 콧물."]
건강보험공단이 2023년 8월부터 1년간 12살 미만 소아 폐렴 환자의 CT 검사 실태를 조사해 봤습니다.
KBS가 입수한 자료에서, 전국의 소아 폐렴 환자는 102만여 명.
이 중 CT를 찍은 소아는 4천2백여 명이었습니다.
1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CT 검사 비율이 유난히 높은 의료기관도 있었습니다.
A 병원은 소아 폐렴 환자 17명 전원에게 CT를 찍게 했습니다.
B 병원은 25명 중 22명, C 병원은 19명 중 16명의 소아 폐렴 환자가 CT를 찍었습니다.
소아 환자 30% 이상에게 CT를 찍게 한 의료기관은 22곳이었습니다.
CT 검사 1건당 비용은 평균 12만 원, 방사선 노출 위험에도 일부 병원들이 돈벌이에 나선 걸로 의심됩니다.
[박종헌/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관리실장 : "중증도가 높으면 CT를 사용할 순 있는데, 특정 기관에서 폐렴 환자 전원에게 100% 다 쓰게 하는 것은 좀 이상할 수 있고. 다소 기관에서 남용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폐렴은 CT 촬영을 하지 않고도 청진이나 가래 검사 등으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장광천/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 "청진 소견이 제일 이제 일차적으로 믿을 만한 객관적인 소견인데, 청진 때 들리는 라음(소음) 같은 게 있어요. 기침이 오래될 때도 엑스레이를 찍게 됩니다."]
건보공단은 CT 검사 비율이 높은 의료 기관의 다른 급여청구 내역까지 확인한 뒤 행정처분 등 제재 여부를 복지부에 의뢰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고석훈 김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