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그린란드 ‘부모평가’ 전격 폐기…트럼프 의식했나

입력 2025.01.21 (06:02)

수정 2025.01.2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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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가 자치령인 그린란드인들이 오랫동안 반발해온 ‘부모역량평가’를 폐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현지시간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린란드계 배경을 가진 아동 사례에 대해서는 표준화된 심리 평가를 폐기하기로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간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프레데릭센 총리가 언급한 심리 평가는 덴마크의 부모역량평가로, 부모의 지능이 낮은 것으로 나오면 아이를 강제로 다른 덴마크 가정에 입양보내거나 보육원에 위탁하는 제도로 알려져있습니다. 아동보호 명분으로 도입된 정책이지만, 덴마크어로 실시되고 그린란드 인구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누이트족들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시행돼 차별이자 식민지 동화정책이나 다름없다고 비판받아왔습니다.

2022년 통계에 따르면 이를 통해 부모와 자녀가 강제 분리된 아동 비율은 덴마크계는 1%인 데 비해 그린란드계는 5.6%로 훨씬 높았습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그린란드계 여성이 부모역량평가를 거친 뒤 출산 두 시간 만에 신생아와 강제 분리된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인들의 오랜 반발에도 유지했던 정책을 갑작기 폐기하기로 한 데는 그린란드 매입 추진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환심사기에 앞서 여론을 우호적으로 이끌고자 했다는 분석입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폐기 결정 사실을 알리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이날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몇 시간 앞두고 올리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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