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의회가 최근 2년 6개월 동안 집행부가 제출한 안건 대부분을 가결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집행부 감시와 견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동상 건립을 강행한 대구시.
시민 의견 수렴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대구시는 시의회의 동의를 받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임인환/대구시의원 : "박정희 대통령 기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제정하려는 것으로 우리 위원회에서는 시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널리 공감받는 기념 사업이…."]
대구시의회가 대구시의 요구를 대부분 그대로 동의해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2년 7월 9대 의회 출범 이후 대구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조례와 예산안, 동의안 등 안건은 모두 368건, 이 가운데 97.3%, 358건이 가결됐습니다.
나머지 10건도 대구시가 스스로 거둬들인 철회 4건, 유보 2건 등으로 부결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원활한 시정 운영을 위해선 의회의 협조와 지원이 필요한 건 분명하지만, 집행부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은 아예 뒷전으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강금수/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 "의회 차원에서, 시가 안 하면 의회가 공청회를 연다든지 토론회를 한다든지 여론조사를 한다든지 정책 검토하는 장을 의회 주도로 마련해야 하는데."]
집행부 견제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온 대구시의회,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
촬영기자:박병규/그래픽:인푸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