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충원하려 ‘가짜 학생’ 입학?

입력 2025.02.26 (19:07)

수정 2025.02.26 (20:03)

[앵커]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문 대학들이 성인 학습자 모집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은 대구의 한 전문대학이 면접도 없이 교수의 지인 2명을 거짓 입학시킨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문다애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대구 한 전문대학교의 늦깎이 신입생이 된 40대 권모 씨와 이모 씨.

지난달 지인인 이 대학 객원 교수로부터 성인학습자 전형에 지원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입학원서를 냈습니다.

이들은 학위를 딸 의사가 없었지만, 입학만 하면 중간에 자퇴해도 좋다는 부탁에 교수의 말에 응했다고 주장합니다.

[권모 씨/허위 입학생/음성변조 : "(객원교수가 저한테) 입학생이 없어서 위에서 이제 할당량이 내려왔다. 그래서 할당량이 안 채워지면 과가 없어질 위기가 있다. 그래서 좀 도와달라는…."]

대학 측은 서류 전형 이후 면접 전형을 안내하며 '면접을 불참하면 탈락'이라고 공지했으나, 해당 학생들은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합격했습니다.

교수가 면접을 한 것 처럼 서류를 꾸며 학교 측에 제출한 겁니다.

[해당 교수/음성변조 : "학생이 급하고 학생이 또 부족하고 인원이 급한 상황에서 그거는 제가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권 씨는 기초생활수급자, 이 씨는 지적 장애인인데, 해당 교수는 장학재단으로부터 국가장학금을 탈 수 있다며 유도해 한 사람당 290여만 원의 지급이 확정됐습니다.

이 대학의 성인학습자 전형은 올해 신입생의 40%에 달하는 핵심 수입원으로, 일부 학과가 학생 충원을 위해 무리하게 가짜 학생을 입학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학교 측은 성인학습자 2명의 입학 취소를 결정하고, 해당과 교수에 대한 조사와 함께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문다애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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