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할 의미 있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장애인들도 고속버스에 탈 수 있도록 휠체어 리프트를 단계적으로 설치하라고 권고했는데요,
울산에선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김옥천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울산역에서 도심을 오가는 '리무진 버스'입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타보려 하지만, 버스 출입문 계단에 걸립니다.
[리무진 버스 기사 : "좌석 탈 거예요? (네.) 이 좌석은 장애인 버스가 없고, 여기 옆에 보면 일반 버스가 있거든요."]
일반 버스보다 빨라 승객이 많지만, 장애인들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휠체어 탑승 설비가 없고 버스 내부도 좌석 형태로만 돼 있기 때문입니다.
[박회송/울산시 남구 : "대중교통은 어느 사람도 다 이용해야 하잖아요. 근데 울산역에 도착하면 (마음이) 캄캄해요."]
최근 광주 지역 장애인들이 고속버스에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해달라며 광주시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7년 만에 승소했습니다.
고속버스에도 단계적으로 장애인 시설을 확충하라는 법원 권고가 내려진 겁니다.
울산시는 정부 방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울산시 관계자/음성 변조 : "(관련 중앙 부서에서도 도입을) 하라고 하는 지침이 내려올 것 같습니다."]
울산의 경우 장애인들이 일반 시내버스를 타기도 힘겹습니다.
휠체어 장애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된 저상 버스 도입이 더딘 탓입니다.
울산의 저상 버스 도입률은 17개 시도 중 꼴찌로,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버스 배차 간격도 90분이 넘어 전국에서 가장 깁니다.
울산시는 "연식이 오래된 시내버스를 교체할 때만 저상 버스를 도입하다 보니 보급률이 낮다"며, "올해 80여 대를 추가로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내년 목표치인 저상 버스 평균 도입률 62%에 도달하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박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