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례하다·고마워해라” 카메라앞 면박…젤렌스키도 맞불

입력 2025.03.01 (04:34)

수정 2025.03.01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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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현지 시각 28일 워싱턴 회담은 두 정상이 언론에 공개된 앞부분에서부터 설전을 벌이며 일찌감치 파국을 예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허용되는 수준을 넘어선 험악한 발언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몰아붙이며 자신의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에 협력하라고 압박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지 않고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안보 보장을 재차 요구하며 자기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각자 모두발언을 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이 영광이라면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매우 용감하게 싸웠다고 평가해 그간 종전 방식과 광물 협정 등을 두고 두 정상 간에 격해진 감정을 다소 누그러뜨리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두 정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휴전을 지킬지와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안보 보장 등을 두고 이견을 노출했고, 공개된 회담의 마지막 10분은 특히 분위기가 험악했습니다.

발단은 '푸틴 대통령과 너무 동조하는 게 아니냐'는 한 기자의 질문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에 대한 그(젤렌스키)의 혐오 때문에 내가 협상을 타결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말했고, 배석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위해 러시아와 외교를 하는 것이라고 옹호했습니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불법으로 병합한 이후 체결된 민스크 평화협정을 위반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실을 지적하고서 "J.D. 무슨 외교를 말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밴스 부통령이 발끈했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당신 나라의 파괴를 끝낼 종류의 외교에 대해 말하고 있다"면서 "집무실에 와서 미국 언론 앞에서 이걸 따지는 게 무례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와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봐달라고 했고, 그러자 밴스 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른 사람들을 우크라이나로 데려와 "선전 관광"(propaganda tour)을 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두가 문제가 있다. 심지어 미국도. 하지만 여러분은 좋은 바다가 있고 지금 (위험을) 느끼지 못하지만, 미래에 느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의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은 유럽과 사이에 대서양이 있어 안전하다는 논리를 제시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뭘 느낄지 우리한테 지시하지 말라. 당신은 그런 지시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카드를 손에 쥐고 있지 않다"고 말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카드놀이를 하는 게 아니다"라고 응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당신은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당신은 수백만 명의 목숨을 갖고 도박하고 있고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을 도박하고 있다. 그리고 당신이 하는 짓은 이 나라에 매우 무례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밴스 대통령도 가세해 "고맙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면서 "당신은 작년 10월에 펜실베이니아주로 가서 반대편(민주당 측)을 위해 유세했다. 당신 나라를 구하려는 미국과 대통령에게 감사 좀 표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작년 9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원을 호소하려고 미국을 방문한 계기에 전쟁에 필요한 포탄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는 도시이자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을 방문해 공화당 인사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에 대해 지금까지, 그리고 오늘 백악관에서도 여러 번 감사를 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양측이 설전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할 기회를 달라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듭 무시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난 휴전을 원치 않는다. 난 휴전을 원치 않는다"라고 비꼬기까지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러시아가 휴전을 위반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화를 내면서 "러시아는 바이든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이든 때 위반했고 오바마도 존중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나를 존중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당신은 미국 없이는 터프(tough)하지 못할 것"이라며 "당신이 합의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빠질 것이다. 우리가 빠지면 당신은 (러시아와) 싸워서 해결해야 할 것이며 그건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는 언론을 집무실에서 퇴장시키면서 "당신은 전혀 고맙게 행동하지 않고 있으면 그건 좋지 않다. 우리가 충분히 봤다고 생각한다. 이건 대단한 TV쇼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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