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달은 미-우크라 정상회담…협정체결·기자회견 취소

입력 2025.03.01 (12:01)

수정 2025.03.01 (13:19)

[앵커]

백악관을 찾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고성이 오가는 설전을 벌이면서 예정됐던 광물 협정 체결은 물론 공동기자회견도 없이 회담이 파국으로 끝났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전보장 없는 휴전 협상은 수용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가 무례하다며 수백만 명의 목숨을 건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입니다.

금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백악관을 방문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간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회담은 사전 조율된 광물협정과 우크라이나 안보에 대한 얘기로 끝날 것처럼 보였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작심한 듯 포문을 열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러시아가 우리 땅에 와서 이 전쟁을 시작했고, 그들이 멈춰야 합니다. 당연히 우리 영토를 놓고 살인자와의 타협은 없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안전보장 없는 단순한 휴전 협상은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례하다고 비판하며, 미국이 없었다면 우크라이나는 이미 패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금 당신에게는 카드가 없습니다. 우리와 함께하면 카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지금 수백만 명의 목숨을 걸고 도박을 시작한 겁니다. 3차 세계대전을 걸고 도박을 하는 거고요."]

고성과 감정적 발언은 계속됐고 결국 회담은 파국으로 치달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금 감사해야 합니다. 당신에겐 카드가 없어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감사하고 있어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당신들이 거기 묻히고 있고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있어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알고 있다고요. 잠시만요, 잠시만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당신들 병력도 지금 줄고 있어요."]

예정됐던 광물협정 체결과 공동 기자회견은 모두 취소됐습니다.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민을 존경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입장을 굽히진 않았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안전 보장도 없이 단지 휴전만 한다는 것은 우리 국민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린스키가 종전없이 끝까지 싸우게 된다면 결말은 그리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이 없다면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KBS 뉴스 금철영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양의정/자료조사:이승구 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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