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77주기 4·3 희생자 추념식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또다시 가짜뉴스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허위 사실 유포자에 대한 처벌과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신속한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문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원식 국회의장이 공산당 배지를 착용했다는 SNS 게시물들입니다.
제주 4·3 배지를 왜곡한 명백한 가짜, 허위 게시물입니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이 같은 내용이 확산하자 우 의장이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배지는 4·3 피해 가족들이 달아준 것"이라며, "국가 공권력에 의한 피해가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자랑스럽게 붙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 의장은 "가짜뉴스가 진실인 것처럼 통용되는 게 서글프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해마다 역사 왜곡과 허위 사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제주 4·3.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해 6월 4·3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 등을 담은 4·3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은 10개월 가까이 국회에 묶여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재심청구권 확대와 4·3 왜곡과 날조 시 형사 처벌할 수 있는 내용 등을 담은 개정안.
4·3 당시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지만, 구금된 사람들을 희생자에 포함하고, 조사권 강화 등을 담은 개정안.
4·3 유족에 대한 심사 절차를 단축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있습니다.
모두 지난해 발의됐는데, 마찬가지로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김창범/제주 4·3유족회장 : "그동안 통한의 세월을 살아오신 유족분들의 명예 회복과 피해 회복을 위해 22대 국회가 조속히 심의 통과 시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앞선 4개의 4·3 특별법 개정안은 국회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성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 "지역과 관련된 법안에 대해서는 좀 늦춰서 하자 이렇게 합의가 되어서 양당 간에 그래서 좀 늦어진 측면이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소위 개최를 요청하고 있는데요. (탄핵) 정국이 안정돼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탄핵 정국에 따라 대통령과 총리 없는 4·3 추념식이 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홀대론까지 불거지는 상황.
4·3 희생자와 유족들은 국회의 신속한 법 개정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고, 4·3이 아픈 과거사를 넘어 화해와 상생의 길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