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2의 도시'라는 부산의 수식어를 이제는, 내놔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경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각종 지표들이, 부산이 인천에 밀리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지역 대학생들에게 졸업 이후 어디에서 일하고 싶냐 질문하면, 대개, 비슷한 답을 합니다.
[이주영/대학생 : "좋은 기업만 있으면 부산에 살고 싶지만, 그런 곳이 없기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욕심도 생겨서 가능하다면 상경해서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대기업 위주로 취업하고 싶습니다."]
일을 하고 싶은 곳이 서울에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일자리 쏠림에 따른 청년 유출에, 부산의 경제 지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만들어진 재화와 서비스 규모를 의미하는 '지역내 총생산'.
늘 인천에 앞섰던 부산이 처음으로 자리를 내줬습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23년 기준 지역내 총생산은 부산 114조 천 6백억 원, 인천 116조 8천 6백억 원으로 인천이 부산을 앞질렀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도시의 증가세는 눈에 띄게 차이가 납니다.
인구 지표는 이미 3년 전, 역전됐습니다.
부산의 경제활동인구는 인천은 물론 경남보다도 적은 172만 명으로 전국 5번째로 밀려났습니다.
결국 핵심 요인은 일자리.
전국 100대 기업을 봐도 인천은 3곳, 부산은 한 곳도 없습니다.
[박호성/부산상공회의소 경제정책본부 주임 : "산업구조가 전통적인 제조업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까 타 시도 대비 고부가가치 산업을 영위하는 제조업이나 기업들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지역 균형발전을 내세운 정책들이 하루게 무섭게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비웃듯, 수도권 집중 과밀과 지역 소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