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단발’ ‘까까머리’ 역사 속으로…태국 학생 두발 규정 폐지

입력 2025.03.17 (19:30)

수정 2025.03.17 (19:56)

[앵커]

태국 여행하신 분들 한 번씩은 보셨을 텐데요.

우리도 한때 그랬었죠.

교복을 입고, 머리를 짧게 자른 태국 학생들의 모습, 태국의 엄격한 학생 두발 규정 때문인데, 태국 법원 판결로, 50년을 이어온 두발 규정이 폐지됐습니다.

방콕, 정윤섭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태국의 한 고등학교.

한 교사가 이발기를 들고 학생들의 머리를 사정없이 밀어버립니다.

정수리가 휑하도록, 60여 명이 머리를 깎였습니다.

1975년 군부 정권 시절 시작된 엄격한 학생 두발 규정 때문입니다.

남학생은 머리를 짧게 잘라야 하고, 여학생도 귀밑 아래로 기르거나 화장을 해서도 안 됩니다.

[태국 여고생 : "(두발 규제는) 저희 공부나 행동에 거의 영향이 없기 때문에 불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해요."]

태국 최고행정법원이 50년을 이어온 학생 두발 규제를 폐지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태국 채널3 방송 : "(법원은) 해당 규정이 사회 변화와 학생의 정체성, 그리고 인격 발달 과정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드시 입어야 했던 교복도 지난해부터 학교 자율로 완화된 데 이어, 두발 규제도 풀리자 학생들은 환영 일색입니다.

[티빠티야 추므엉/고등학교 2학년 : "강제로 머리를 자르면 헤어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이제는 우리 모습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2020년, 학생 23명이 두발 규정을 폐지해달라며 법원에 낸 청원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된 겁니다.

태국 법원은 그러나 구체적인 두발 규정을 어떻게 할지는 학교의 재량권으로 남겨뒀습니다.

그래서 교육 현장에서 일부 혼란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권애림/촬영:KEMIN/통역:NICHMON/영상출처:태국 채널3·카오솟TV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