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막대한 피해를 낳은 이번 대형 산불 이후에도 농촌에선 여전히 불법 소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농민들의 인식 개선과 함께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세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불 특수진화대가 깻대를 모아 잘게 부수고, 비료 대신 밭에 뿌립니다.
산불 예방을 위해 농민들의 요청을 받아 영농 부산물을 파쇄하는 겁니다.
하지만, 산에서 10미터도 안 떨어진 파쇄 현장에서조차 불법 소각한 흔적이 발견됩니다.
산림으로부터 100미터 이내 땅에서 영농 부산물을 태우는 건 불법입니다.
[김정호/산불 특수진화대원 : "고춧대를 뽑아서 한 군데 모아놓고 태운 흔적입니다. 작은 불씨가 남아 있으면 바람을 타고 바로 산으로 번져서 대형 산불이 될 수 있습니다."]
불법 소각이 적발되면 백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하지만, 과태료가 비교적 낮은 데다 적발도 쉽지 않아 불법 소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호/산림청 산불특수진화대원 : "실질적으로 지금…. 계도만 할 뿐이지, 이렇게 몰래 태우는 경우는 저희가 적발하기도 힘들고요."]
지난 1일 경북 예천에선 산림 인접 지역에서 영농 부산물을 태우던 80대가 불이 번져 숨졌고, 어제 전남 무안에서도 논을 태우다가 산불로 이어졌습니다.
농민들의 인식 개선과 함께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기연/한국산불학회장 : "처벌률을 50%까지 올리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산불 피해액·진화 비용에 대한 구상권 청구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 거예요."]
지난해 발생한 산불을 원인별로 보면, 불법 소각에 따른 산불이 19%로 가장 많았습니다.
KBS 뉴스 이세흠입니다.
촬영기자:서원철/영상편집:박주연/영상제공:산림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