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반려견 키우십니까?
내가 울적하면 조용히 옆을 지키고, 신날 땐 누구보다 먼저 뛰어오는 녀석.
말은 없어도 눈빛 하나로 사람의 기분을 읽는 반려동물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녀석이 더 사람 같다.'
아이가 탄 유모차가 저절로 움직입니다.
대형견 한 마리가 냉큼 다가가 유모차를 입으로 멈춰 세우는데요.
최근 중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반려견이 아니었다면 자칫 큰일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지난달 산불이 휩쓸고 간 경북 안동의 한 마을.
화상을 입은 개 한마리가 주인 할아버지를 반깁니다.
이름은 대추였죠.
할아버지는 산불이 번지던 당시 대추의 목줄부터 풀어줬는데요.
불길을 피해 달아나던 대추는 이내 다시 돌아와 제 몸 다치며 집을 지켰습니다.
영남 산불 피해 지역엔 이처럼 연기를 먹고 불에 데이면서도 주인을, 아니, 가족이 돌아오길 기다린 반려견들이 많았습니다.
[함형선/동물구조단체 위액트 대표/지난달 27일/KBS 뉴스 : "막 달려오는 모습이 너무 예뻤고 기특했고. 얘가 옆에 다 타오르는데 얼마큼 무섭고 외로웠을까. 이런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있었죠."]
반려인구 1,500만 시대.
반려동물은 이제 많은 이들에게 뺄 수 없는 가족 구성원입니다.
반려견 놀이터를 갖춘 아파트가 생기고, 공원엔 반려동물 전용 화장실이 등장하는 게 이제 이상하지 않죠.
산책 예절을 가르치는 유치원도 있습니다.
[정인호/강아지 유치원 교육팀장/지난해 11월 10일/KBS 뉴스: "사회성 교육이기도 하고요, 보호자하고 계속 평생을 살아가기 때문에 사람을 중점으로 해서…."]
여기에, 반려동물이 더 오래, 더 건강히 함께하길 바라며 펫보험도 가입하고, 정기 검진에 좋은 사료, 영양제까지 챙깁니다.
[송종화/애견용품점 직원/지난해 11월 10일/KBS 뉴스 : "예전에는 사람들이 못 먹는 고기를 사용해서 사료를 만들거나 간식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사람들이 다 먹을 수 있는 '휴먼 그레이드화' 돼서…."]
그런데 이런 진심이 때론 악용되기도 합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 반려동물 영양제 20개 가운데 8개 제품에서 기능성 원료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절에 좋다" "눈에 좋다"고 해서 샀는데 정작 반려동물에게 주고 싶은 성분은 빠져 있는 겁니다.
부당 광고도 여럿 적발됐죠.
반려동물 영양제의 온라인 광고 100건을 조사한 결과 2/3가 과장 광고였습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할 텐데요.
소비자의 꼼꼼한 구매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양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