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국산 제품을 한국산인 것처럼 꾸며서 제3국으로 수출하는 수법을 '불법 우회수출'이라고 하는데요.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이런 범행이 더 늘 조짐을 보이자, 관세청이 집중 단속을 예고했습니다.
윤아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형 창고에 침대 매트리스가 쌓여 있습니다.
중국에서 만든 매트리스를 한국으로 들여오고 나서, 한국산으로 원산지를 바꿔치다 적발됐습니다.
[관세청 단속반 : "(이 상태로 들어오는 거는 아니잖아요?) 봉제 작업만 끝내고 수출됩니다."]
미국은 중국산 매트리스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세율이 최고 1,731%입니다.
이걸 피하려고 한국을 우회로로 이용하다 걸린 겁니다.
해당 중국 기업은 한국에 회사를 세운 뒤, 매트리스 120만 개, 740억 원어치를 들여왔습니다.
보세창고에 단순히 보관만 하고 다시 미국으로 수출해 원산지는 '중국산'으로 표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원산지 증명서 등을 위조해서 '한국산'으로 위장했습니다.
이런 불법 우회수출은 최근 5년 동안 총 176건, 4,675억 원어치 적발됐습니다.
올해는 3월까지 4건이 적발됐는데, 3건이 미국으로 가려던 수출품이었습니다.
관세청은 앞으로 미국 고율 관세가 본격화되면 이런 시도가 더 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외국 기업이라도 한국 공장에서 제조나 조립을 해서 수출하면 '한국산'으로 표기해도 되지만, 단순 포장이나 라벨만 바꿔놓고 '한국산'으로 표기하는 건 원산지 위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관세청은 원산지 둔갑을 통한 우회수출은 한국 수출품의 신뢰도를 추락시킬 수 있다며 집중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권순두/영상편집:강지은/영상제공:관세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