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기념일 됐지만…산재사고로 쓰러지는 노동자들

입력 2025.04.28 (19:34)

수정 2025.04.28 (20:24)

[앵커]

오늘은 올해 첫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산업재해근로자의 날'입니다.

산재 노동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지만,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까지 갈 길은 멉니다.

광주전남에서도 해마다 크고 작은 산재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노동계가 노동자 권리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손민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무더위 속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다 쓰러진 27살 양준혁 씨.

35도를 훌쩍 넘는 폭염 속에 사실상 홀로 방치돼 구조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숨졌습니다.

["사과하라, 사과하라, 사과하라!"]

현대삼호중공업 하청업체 잠수사로 일했던 이승곤 씨도 22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족들은 잠수사 2인당 감시원 1명이라는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경영주를 고발했습니다.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 지난해 노동자가 사출성형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난 데 이어, 올해 장성의 한 농기계 부품 생산 공장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났습니다.

지난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확인된 광주 전남 산재 사망자 수는 42명.

특히 전남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이후에도 산재 사망자 수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신우정/산재 사망 노동자 양준혁 씨 어머니 : "대형 참사만 참사가 아니고 일을 하다가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해서 사망한 사람들도 참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망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엄중한 처벌을 해 주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계는 80년 5월 광주에서 시작된 민주주의 투쟁의 역사가 이제는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일터의 민주주의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작업중지권 확대와 중대재해처벌법 집행 등 내용이 담긴 4.28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손상용/광주전남노동안전지킴이 위원장 : "현장에서 일하다가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하고 노동·행정 당국이 안전하게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게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에 대해서 폭넓게 주어지게 되면..."]

노동계는 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요구가 반영되도록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영상편집: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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