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들리는 음악 어떠신가요.
인공지능, AI 챗봇이 저의 기분과 컨디션을 고려해 찾아낸 음악입니다.
스마트 기기 이용 패턴과 사용자 정보를 분석해 찾아낸 최적의 선곡인 셈이죠.
광주의 한 업체가 개발해 상용화한 서비스입니다.
"AI는 새로운 전기와 같다"는 세계적 석학의 말처럼 AI 기술은 모든 산업에 스며들어 인간의 삶을 바꾸며 미래 산업 판도를 흔들고 있습니다.
일찍이 '인공지능 중심도시'를 표방해온 광주는 어떨까요.
1단계 사업으로 2020년부터 만 5년간 4천억원을 투자해 국가AI데이터센터를 구축했고, 2단계 사업 진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한국판 AI빅테크 육성을 위한 2조원대 국가 컴퓨팅센터 설립을 놓고, 광주는 물론 천안과 충북, 포항, 대구 등이 치열한 유치전에 나서는 등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본격적인 AI시대 개막에 앞서 5년의 인큐베이팅을 거친 광주의 AI,현장을 백미선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AI 감정인지 기술로 콜센터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감정 기반 챗봇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인공지능중심도시 초기 광주시의 1호 해외 유치 기업으로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최대 규모의 전자 박람회 CES에서 2회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사업은 계속 확장하고 있지만,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데 고민이 큽니다.
숙련된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우주/㈜○○○○ 대표 :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기찬 여건이 아니다라는 부분이 사실 좀 아킬레스건이기는 한 것 같아요. 또 이전·이동을 생각하는 큰 원인이기도 하고요."]
AI 홈네트워크 보안과 양자 암호화 기술을 보유한 이 기업도 마찬가집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광주 지사에서는 실증 위주의 연구개발을 주로 하고 있는데 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손옥재/㈜○○○ 호남지사 연구소장 : "초급 수준의 인력을 저희가 채용을 해서 어느 정도 중급, 고급 정도까지 또 학습을 시키다 보면 또 이분들이 또 서울·수도권으로 또 가고 이제 그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게 있습니다."]
수도권 업체 선호가 뚜렷하고, 상대적으로 이직이 잦은 업계 특성 탓입니다.
AI 지역인재를 양성하는 인공지능사관학교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해마다 수료생의 절반가까이가 광주 외 지역으로 취업했고, 최근 60% 까지 늘었습니다.
경력직 구인 수요가 높은 IT분야 특성을 고려하면, 인력 유출 비율은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은 AI대기업, 이른바 빅테크 유치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지성/㈜○○○○ 대표 : "대기업이 혼자 일을 다 할수 있나요? 결국 이런 기업들 생태계가 만들어지게 되면 그런 큰 기업들 옆에서 1차 기업, 2차 기업, 스타트업들이 같이 협력해서 연합체를 이뤘을 때 해볼 만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AI중심도시'를 표방하는 광주.
그러나 산업의 핵심인 인재들은 광주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와 대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앵커]
광주시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1단계 사업을 발판삼아 본격적인 AI 시대를 이끌겠다는 구상입니다.
1단계 사업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필수일텐데 과연 꼼꼼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이어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광주지역의 인공지능 관련 사업체는 통계청 산업분류표상 1인 사업장까지 천 8백여개에 이릅니다.
AI를 핵심 기술로 다루는 곳도 있지만 AI 활용 제조업 등 관련성은 제각각입니다.
그렇다면 이가운데 AI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광주 기업은 몇 곳이나 될까.
광주시에 물었더니, 조사한적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MOU를 거쳐 광주에 유치되거나 창업 공간 등 직접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 398곳을 빼면, 지역의 몇개 기업이 어떻게, 얼마나 AI를 개발·활용 하는지 파악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직접 지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2023년 한 차례 뿐, 시의회에서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왔지만 지난해에는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김현숙/광주시 AI기업지원 팀장 : "2024년 실태 조사를 2024년 말 경에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기업의 매출액 등 파악을 위해서는 회계 정산이 이루어지는 다음 해 3월 말 이후 실시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되어서 올해 5월에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AI 생태계 구축을 표방하면서도 기본 자료가 부실하다보니, 연구 조사도 한계가 있습니다.
[광주 경제단체 관계자/음성변조 : "협약이니까 광주에 들어온 기업들도 있을 거고 아닌 기업이 대부분일 거 아니에요. 시청은 그쪽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다고 하고 전체적인 광주의 AI를 디테일하게 (다루는) 조사는 없는 상태입니다."]
전문 인력 관련 데이터 부재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석박사급의 이른바 고급 인력 배치나 지역 인재 유출 흐름 등 구체적인 분석은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천명에 육박하는 실무인재를 배출한 인공지능사관학교의 취업 데이터도 광주와 광주외 지역 등 단순 구분에 불과합니다.
이직이나 근속 기간 등은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박수기/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 "1단계 계획 사업의 성과가 있으니 이 성과를 가지고 (2단계로) 이어가야 하니까 여기에 우리를 지정해 주십시오, 라는 게 있어야 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1단계 사업의 성과를 우리가 분명하게 데이터화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거죠."]
데이터 센터 조성 등 5년간 4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광주 AI 산업.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광주는 AI선도도시 지위마저 추격당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백미선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