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장병들의 웃음과 눈물, 시청자의 감동을 이끌어 냈던 국민 MC, '뽀빠이 아저씨' 이상용 씨입니다.
그가 오늘, 가족과 지인들의 배웅 속에 영면에 들었습니다.
[KBS '아침마당'/2023년 5월 : "전국을 누빈 게 50년 됐습니다. 왜냐하면 군 프로. 할아버지, 할머니 프로. 시골, 전부 외지만 다녔습니다."]
1971년 데뷔 후, 50여 년.
늘 시청자를 향해 뛰었던 이상용 씨.
["모이자~ 노래하자~"]
1975년, KBS '모이자 노래하자'를 진행하며, 작고 다부진 체구 덕에 '뽀빠이 아저씨'란 별명을 얻었습니다.
["반갑습니다. 뽀빠입니다."]
1985년, 고 송해 씨에 앞서 '전국노래자랑'을 맡았고, 1989년부터는 '우정의 무대'를 통해 전국의 장병들과 만났는데요.
병사와 어머니의 눈물의 상봉 장면은 세대를 관통한 명장면으로 남았죠.
["서울로 출발! 삼천포로 출발!"]
여러 '국민 프로그램'을 이끌며 국민훈장 동백장을 비롯해 다수의 훈장과 표창을 받은 이상용 씨.
그가 가장 아꼈던 훈장은 다름 아닌 허리춤에 있었습니다.
[KBS '톡 쏘는 인터뷰 소다'/2017년 6월 : "기술이 없다면 몰라도 돈이 없어서 그런다는(수술을 못 한다는) 건 이해를 못 한다. 정말로 물불 안 가리고 일을 해서 600명을 수술해 줬어요. 41년간."]
방송에서 만난 한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비를 내준 일을 계기로, '한국어린이보호회'를 설립한 이상용 씨는 수많은 심장병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안겨줬는데요.
그 부모들이 감사의 뜻으로 건넨 허리띠를 평생 훈장처럼 허리에 차고 다닌 겁니다.
[KBS '밤과 음악사이'/1994년 5월 : "어머니하고 비슷하게 키가 조그마한 할머니만 봐도 무척 잘해드리고 싶었고, 또 경로당 위문공연을 스스로 많이 다녔던 것도 엄마와 함께하고 싶었던…."]
어머니의 빈자리를 품고 살며 최근까지도 노인들을 위한 무대에서 웃음을 전했던 이상용 씨.
그가 지난 9일, 향년 81세를 일기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기침 증세로 병원 진료를 받은 뒤 귀가 중 쓰러졌고, 끝내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엄마가 그리울 땐 엄마 편지 읽어보고~"]
90년대 TV 예능의 전성기 속에서 가족의 가치를 힘찬 에너지로 전한 명 MC, '뽀빠이 아저씨'는 떠났지만, 그의 따뜻한 목소리는 우리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입니다.
영상편집:유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