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노동을 멈출 수 있는 작업 중지권, 자산가에게 부유세 부과, 여성가족부 확대, 독자적 진보 정치…. 자신을 '거리의 변호사', '페미니스트 후보'라고 일컫는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가 오늘(14일) 오후 KBS 1TV '사사건건' 대선 특집 편에 출연해 대선 공약과 진보 정치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권 후보는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 등이 모인 '사회대전환 연대회의'에서 대선 후보로 뽑혔고, 정의당은 이런 공동 대응을 반영해 대선 기간 중 당명을 민주노동당으로 변경했습니다. 권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TV 토론회 초청 후보 4명(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중 1명입니다.
■ "노동자 '작업 중지권' 법적 보장 필요…프리랜서 등 '근로기준법' 적용해야"권 후보는 그동안 노동·인권 분야 변호사로 활동해 왔는데, 자신을 현장에 가장 많이 뛰어갔던 변호사라고 소개하며 '거리의 변호사'로 불렸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작업 중지권'의 법적 보장을 중요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가슴 한편에 관련 배지도 착용하고 나와 공약 추진 의지를 밝혔습니다.
권 후보는 "작업 중지권은 노동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는 권리로 노동자가 일하다가 위기나 위험에 빠졌을 때 스스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리"라며 "
작업중지권을 산업안전기본법에 제도화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 후보는 폭염 속 일하다 숨진 코스트코 노동자, 에어컨 설치 노동자 등을 언급하면서, 위험한 상황에서는 스스로가 작업 중지권을 부여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등을 언급하며,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 플랫폼 노동자 등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는 노동자가 1,500만 명 가까이 된다"며 "근로 기준법은 일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거대정당 감세 경쟁 속 복지 삭감…100억 원 자산가에게 최대 3% 부유세"권 후보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것이 조세 정의 개념임에도 거대 정당이 감세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세수 결손으로 복지에 들어가는 예산도 크게 삭감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증세 필요성을 언급하며,
"순자산 100억 원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소수의 초부자인데 최대 3% 정도의 부유세를 걷겠다"며 "이를 통해 공공의료, 돌봄 사업, 에너지전환 사업 등 공공성을 강화하는 분야에 사용하면 우리 사회가 훨씬 더 안전한 사회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 "이준석 후보, 갈라치기 정치…'40대 윤석열' 같아"권 후보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약자'의 지위에 있다며 그 근거로 직장에 들어갈 때 겪는 차별, 고위직으로 승진하지 못하는 '유리천장', 행정부·입법부 내 여성의 낮은 비율 등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차별과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페미니스트이고, 당연히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싸워온 인권변호사로서 당연히 페미니스트를 자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권 후보는
여성가족부는 폐기할 게 아니라, 기능을 확대·강화해 현재 존재하는 구조적인 성차별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를 향해서는 "통합의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득표를 위해 끊임없이 여성과 남성을 갈라치기하고 분열시킨다"고 비판하며, "40대 윤석열을 다시 보는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후보는 "남녀를 갈라치기하고 대립시키는 건 적어도 대통령으로서 해서는 안 된다"며 "매우 젊으니 스스로 한번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 "여러분의 일상은 안전하십니까? 그리고 안녕하십니까?"권 후보는 과거 대선에 출마했던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TV 토론에 나와 발언한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에 빗대 "국민 여러분, 여러분의 일상은 안전하십니까? 그리고 안녕하십니까?"라고 물으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 차별과 혐오,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사회 대개혁을 통한 내란 청산 완성도 강조했는데, 이 과정에서 독자적인 진보 정치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권 후보는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자기 목소리 낼 수 있는 진보 정치를 하겠다. 광장에서 많이 외쳐졌던, 가려지고 나중으로 밀려난 소외된 약자들의 목소리를 스스로 낼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진보 정치 외면 이유…"내부 분열, 여의도 정치 매몰 탓"권영국 후보가 속한 정당(정의당)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1석도 얻지 못했습니다.
진보 정치가 외면받은 이유에 대해 권 후보는 크게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권 후보는 "민주노동당이 만들어져서 꾸준히 잘 성장했으면 되는데
차이를 이유로 갈라지고 분열했다"면서 "또 한 축이었던 정의당도 시간이 지나면서
여의도 정치에 매몰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됐다.
현장으로부터 멀어졌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고 짚었습니다.